대전ㆍ충청ㆍ제주 '꿈틀'… 대구ㆍ경북은 침체 지속
지방의 제조업 생산이 사상 최대 폭으로 감소하는 등 지방 경기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전 · 충청과 제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빨랐으나 이외 지역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최근 지방경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 1분기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제조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4분기 -12.0%를 기록한 이후 2분기 연속 역성장을 한 것일 뿐만 아니라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의 감소 폭이다. 다만 월별로는 1월 -27.0%에서 2월과 3월 각각 -10.0%,-10.9%를 기록해 침체 속도는 둔화되는 추세다.

소비 부진도 심각하다. 대형소매점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고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도 18.6% 줄었다. 수출은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업종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 급감했다.

취업자 수도 4만5000명 줄면서 실업률은 2005년 1분기(3.9%) 이후 최고인 3.6%로 상승했고 실업자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일자리가 없는 사람을 뜻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37만명이나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구 · 경북의 1분기 제조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나 줄면서 가장 큰 폭의 침체를 보였다. 광주 · 전라,인천 · 경기 지역도 전국 평균 이상의 부진을 나타냈다.

반면 대전 · 충청과 제주 지역 경기는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 충청의 제조업 생산은 1분기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7.3%를 기록했지만 월별로는 2월 -0.1%에서 3월 1.6%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제주도 3월 제조업 생산이 9.9%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방중권 한은 조사국 과장은 "대전 · 충청은 디스플레이 및 화학 경기 회복과 함께 관련 업종의 생산이 증가했고 제주는 고환율에 따른 반사효과로 내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