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 1,2위 업체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대대적인 기업이미지 광고에 나서며 업계 대표 'energy' 브랜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에너지=희망,활력소'라는 유사한 컨셉트의 광고를 TV와 지면을 통해 빈번하게 노출시키며 미묘한 신경전까지 펼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GS칼텍스.이 회사는 '에너지'라는 단어를 뒤에 붙여 사명을 바꾼 SK에너지를 상대로 '아이 앰 유어 에너지(I am your energy)'라는 공격적인 슬로건으로 광고를 시작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에너지'라는 의미의 이 광고는 목욕탕에서 천진난만하게 장난을 치며 서로의 몸을 닦아주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 광고 역시 '에너지=GS'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해 남녀노소가 '아이 앰 유어 에너지'라는 CM송을 흥겹게 부르는 장면으로 구성했다.

SK에너지는 GS칼텍스의 광고 공세에 '희망 에너지'라는 메시지를 담은 신규 광고로 맞대응하고 있다. 경제위기로 어려움이 커질수록 가족이 더 큰 힘과 용기가 된다는 내용이다. 광고에는 두 딸이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아빠를 응원하기 위해 '아빠는 나의 에너지~'라는 가사의 노래를 깜찍한 율동과 함께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공식 광고에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의 정유사를 친근한 느낌이 들도록 만드는 효과적인 광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변의 친숙한 소재를 사용해 소비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려는 데 정유사들이 광고의 초점을 맞춘 듯하다"며 "SK에너지가 다음 달부터 업계 선두의 이미지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광고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어서 양사 간 에너지 대표 브랜드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