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21일 오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한다.또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이택순 전 경찰청장을 이날 오후 소환할 예정이며,민주당 최철국 의원(김해을)에게도 조만간 검찰청사로 나오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이 전 청장을 상대로 박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직무와 관련한 청탁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이 전 청장은 2000년 경남경찰청 차장,2003년 경남경찰청장을 지내면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전별금 등 명목으로 수차례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날 재소환하는 천 회장을 상대로 주가조작 혐의 등을 추가로 조사하고 혐의를 계속 부인할 경우 박 전 회장과 대질신문도 할 계획이다.검찰은 천 회장이 2003년 나모인터랙티브,2006년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해 세중나모여행을 만드는 과정과,잦은 합병·분할을 통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포착해 관련 증거 확보에 주력해왔다.

검찰은 세중옛돌박물관을 설립한 천 회장이 석물(石物)을 팔아 마련한 20억원을 이용해 딸 미전씨 이름으로 세중계열사 주식을 사들인 사실을 확인하는 등 천 회장 일가가 주식을 매입한 원천자금도 파악했다.

이와 함께 천 회장이 작년 7∼11월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할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조사 중단을 청탁하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7억여원의 금전적 이득을 얻었으며,박 전 회장의 도움으로 자녀들에게 주식을 편법증여하는 등 100억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을 조사하고 일단 귀가시킨 뒤 이날 밤 늦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소환을 통보한 민주당 최 의원을 상대로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건네받은 혐의를 조사한 뒤 혐의가 입증되면 다른 정치인과 함께 사법처리할 방침이다.최 의원은 이에 앞서 “2005년 박 회장 측근 정모씨로부터 전세보증금 공탁을 위해 7000만원을 수표로 빌린 뒤 2007년 이자를 더해 돌려준 사실은 있지만 불법 정치자금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