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주요업종 전망] ITㆍ車ㆍ항공ㆍ화학…'깜짝 실적'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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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ㆍLG전자ㆍ기아차ㆍ대한항공ㆍ호남석유 등 주목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막을 내리면서 시장의 관심은 2분기 실적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통상 2분기가 끝나가는 6월 중순쯤 예상실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지만 이번에는 한 달가량 빨리 증시의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증권사들도 2분기 실적호전주를 앞다퉈 추천하고 있다.
특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시점이어서 기업들이 어떤 실적을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1분기 '깜짝 실적'을 이끌어낸 원 · 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올 경우 하반기 증시 랠리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400선에 도달하면서 시장보다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2분기 예상실적을 꼼꼼히 따지고 실적호전주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IT · 차 등 수출주 실적 주목
21일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의 올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115조9800억원,6조76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42.7% 감소할 전망이다. 매출은 올 1분기(114조3600억원)에 비해 1.42% 증가에 그치지만,영업이익은 1분기(3조6300억원)보다 86.1%나 늘어나는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시화되기 전인 전년 동기에 비해선 악화되지만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 1분기보다는 큰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2분기 실적이 질적으로 얼마나 개선될 것인지를 짚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분기 들어 1200원대로 하락한 원 · 달러 환율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높았던 1분기 실적이 단순한 '환율 효과'인지,글로벌 경쟁력 강화인지를 확인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며 "환율 덕을 보지 못하더라도 2분기 실적도 예상치보다 좋게 나타나면 구조적인 기업체질 변화를 동력으로 하반기 증시 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 대표주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섰다는 것이 판명된다면 2분기에 환율 수혜가 크지 않았더라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가장 큰 관심대상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주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예상을 깨고 1476억원의 영업 흑자를 거둔 데 이어 2분기에도 547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작년 2분기에 비해선 71% 급감한 것이지만 1분기보다는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LG전자는 2분기에 소니를 제치고 액정표시장치(LCD) TV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2위 업체로 올라서는 등의 실적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1분기에 서유럽과 중남미에서 사상 최고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소니는 엔화 강세와 제품라인업 부진으로 점유율이 작년 말 15%에서 12%로 하락했다"며 "2분기 예상 판매대수를 감안하면 LG전자가 처음으로 소니를 제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업종에선 기아차의 약진도 기대되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아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경쟁력 있는 신차를 바탕으로 2007년 22.3%에서 올해는 30%를 넘어섰다"며 "미국시장 점유율도 작년 2.1%에서 올해는 4월 현재 3.1%로 높아져 '턴어라운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전년 동기 대비 '턴어라운드주'도 관심
2분기 실적이 올 1분기는 물론 작년 동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환율 상승에 따른 피해를 봤던 항공주와 여행주가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에 영업이익 681억원,순이익 1852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의 1164억원,288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투어도 4월 실적이 3개월 만에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화학주의 실적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 흑자전환한 케이피케미칼은 2분기에도 '깜짝 실적'이 기대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케이피케미칼의 모회사인 호남석유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60%,89%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신작 게임 '아이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056억원,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393% 급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선주와 통신주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종에 대해 "신규 수주 물량이 없는 게 부담이지만 1분기보다 2분기 영업일수가 많고 작년에 비해 선박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2분기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방어주 성격이 강한 통신주는 고객유치 경쟁이 작년 2분기에 비해 잦아들면서 각종 영업외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신세계나 한국전력 농심 빙그레 오리온 등 내수 및 경기방어주들도 전분기와 작년 2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을 예고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