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르노삼성 '생산 유연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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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류생산 통해 불황 대응…혼다, 도요타와 달리 흑자행진
포드, 2006년 한발 앞선 구조조정으로 유동성 확보
포드, 2006년 한발 앞선 구조조정으로 유동성 확보
'4369억엔(약 5조6700억원) 손손실 vs 1370억엔(약 1조7800억원) 순이익.'
일본 1,2위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와 혼다자동차가 최근 발표한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경영 성적표다. 큰 폭의 적자를 낸 도요타와 달리 혼다는 흑자를 유지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도요타는 올해 8500억엔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반면 혼다는 400억엔의 이익이 목표다.
주요 국가의 2위 자동차업체들이 1위보다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미국 1위 GM은 파산보호 신청의 위기에 몰렸지만,2위 포드는 판매 급감 속에서도 정부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꿋꿋이 버티고 있다. 한국에서는 GM대우자동차와 쌍용차가 위기에 빠진 것과 달리,외자계 업체 2위인 르노삼성차는 작년 760억원의 흑자를 내며 '나 홀로 선방'을 거듭하고 있다.
◆위기에도 꿋꿋한 혼다 · 르노삼성
혼다는 올초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라인을 미국 남부 앨라배마 공장으로 옮겼다. 대신 온타리오 공장에서 소형차 '시빅' 생산을 늘리기 시작했다. 북미지역 소형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위기 속에서 혼다가 도요타보다 강한 것은 생산 유연성에서 앞서는 점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혼다는 일본 공장에선 1개 생산라인당 최대 8개,해외공장에선 4~5개 차종을 동시에 만드는 혼류생산을 한다. 각 공장별로 생산 차종을 재조정하는데 10일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도요타도 일본 내에서는 라인당 최대 6~7개 차종을 혼류생산하지만 북미 등 해외에선 라인당 1~2개 차종만을 생산해 왔다. 단위공장 생산량을 늘려 원가를 절감하는 전략을 선택해서다. 호황기엔 이런 전략이 효과적이었지만 요즘 같은 불황기엔 정반대다. 혼다는 해외생산비중이 전체의 70%로 도요타(55%)보다 높다. 엔고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구조다. 자동차 외에 모터사이클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도 갖췄다. 평균적으로 모터사이클 부문은 매출이 전체의 10~15%이지만 영업이익은 20% 이상을 차지하는 고수익 사업이다.
정희식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도요타는 작년 4분기부터 해외공장에서 소형차 생산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라인 재조정에 들어갔다"며 "도요타의 이런 작업은 통상 14~30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혼다가 도요타보다 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노삼성의 강점도 생산 유연성이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1개 생산라인에서 SM3 SM5 SM7 QM5 등 4개 차종을 동시에 만든다. 현대 · 기아차 등도 혼류생산을 일부 도입하고 있지만,생산 차종은 2개 정도에 불과하다. 생산 유연화를 통해 르노삼성은 작년 생산직 1명당 81대의 차를 만들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르노삼성 내수판매 감소폭이 12.8%에 머물며 GM대우(-36.2%) 쌍용차(-55.2%) 현대차(-17.9%) 등보다 적었다.
◆한발 앞선 구조조정 효과를 보는 포드
포드는 2006년 126억달러라는 당시까지 사상 최대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GM보다 먼저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드는 2006년 9월 앨런 멀랠리 현 CEO(최고경영자)를 보잉사로부터 영입하고 인원 감축,소형차 생산 비중 확대,수익성이 낮은 렌터카 판매 축소 등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작년 3월엔 재규어 · 랜드로버 부문을 인도 타타그룹에 24억달러에 매각했다. 2006년 11월에는 '완충장치'로 236억달러의 대출도 받아 유동성 확보 작업도 병행했다. 지난 1분기 말 포드가 미국 '빅3' 중 가장 많은 231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미국 자동차업계는 포드와 아시아업체의 양극체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일본 1,2위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와 혼다자동차가 최근 발표한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경영 성적표다. 큰 폭의 적자를 낸 도요타와 달리 혼다는 흑자를 유지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도요타는 올해 8500억엔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반면 혼다는 400억엔의 이익이 목표다.
주요 국가의 2위 자동차업체들이 1위보다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미국 1위 GM은 파산보호 신청의 위기에 몰렸지만,2위 포드는 판매 급감 속에서도 정부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꿋꿋이 버티고 있다. 한국에서는 GM대우자동차와 쌍용차가 위기에 빠진 것과 달리,외자계 업체 2위인 르노삼성차는 작년 760억원의 흑자를 내며 '나 홀로 선방'을 거듭하고 있다.
◆위기에도 꿋꿋한 혼다 · 르노삼성
혼다는 올초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라인을 미국 남부 앨라배마 공장으로 옮겼다. 대신 온타리오 공장에서 소형차 '시빅' 생산을 늘리기 시작했다. 북미지역 소형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위기 속에서 혼다가 도요타보다 강한 것은 생산 유연성에서 앞서는 점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혼다는 일본 공장에선 1개 생산라인당 최대 8개,해외공장에선 4~5개 차종을 동시에 만드는 혼류생산을 한다. 각 공장별로 생산 차종을 재조정하는데 10일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도요타도 일본 내에서는 라인당 최대 6~7개 차종을 혼류생산하지만 북미 등 해외에선 라인당 1~2개 차종만을 생산해 왔다. 단위공장 생산량을 늘려 원가를 절감하는 전략을 선택해서다. 호황기엔 이런 전략이 효과적이었지만 요즘 같은 불황기엔 정반대다. 혼다는 해외생산비중이 전체의 70%로 도요타(55%)보다 높다. 엔고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구조다. 자동차 외에 모터사이클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도 갖췄다. 평균적으로 모터사이클 부문은 매출이 전체의 10~15%이지만 영업이익은 20% 이상을 차지하는 고수익 사업이다.
정희식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도요타는 작년 4분기부터 해외공장에서 소형차 생산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라인 재조정에 들어갔다"며 "도요타의 이런 작업은 통상 14~30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혼다가 도요타보다 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노삼성의 강점도 생산 유연성이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1개 생산라인에서 SM3 SM5 SM7 QM5 등 4개 차종을 동시에 만든다. 현대 · 기아차 등도 혼류생산을 일부 도입하고 있지만,생산 차종은 2개 정도에 불과하다. 생산 유연화를 통해 르노삼성은 작년 생산직 1명당 81대의 차를 만들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르노삼성 내수판매 감소폭이 12.8%에 머물며 GM대우(-36.2%) 쌍용차(-55.2%) 현대차(-17.9%) 등보다 적었다.
◆한발 앞선 구조조정 효과를 보는 포드
포드는 2006년 126억달러라는 당시까지 사상 최대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GM보다 먼저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드는 2006년 9월 앨런 멀랠리 현 CEO(최고경영자)를 보잉사로부터 영입하고 인원 감축,소형차 생산 비중 확대,수익성이 낮은 렌터카 판매 축소 등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작년 3월엔 재규어 · 랜드로버 부문을 인도 타타그룹에 24억달러에 매각했다. 2006년 11월에는 '완충장치'로 236억달러의 대출도 받아 유동성 확보 작업도 병행했다. 지난 1분기 말 포드가 미국 '빅3' 중 가장 많은 231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미국 자동차업계는 포드와 아시아업체의 양극체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