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 총장 : 박지성 같은 멀티플레이형 인재키워
"중국인 유학생도 입학에서 취업까지 대학이 책임져, 재학생 50%가 기숙사 생활"
이웅열 평산 부사장은 "세명대에서 배우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중국 현지문화와 한국 기업을 잘 연결해 줄 수 있는 '매개형 인재'가 될 것"이라고 세명대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첫 번째로 면접을 본 원려결씨(24 · 호텔경영학과)는 "솔직히 많이 떨렸다"며 "탈락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좋은 경험으로 삼아 계속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세명대의 전체 중국인 유학생 수는 5월 현재 530여명.글로벌화 전략에 따라 2005년부터 매년 100여명씩 신입생을 받은 세명대는 올 8월 2회 졸업생을 배출한다. 유학생이 많은 것이 한국인 학생들에게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문혁 대외협력처장(중국어학과 교수)은 "중국 유학생들도 한국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입학부터 취업까지 학교가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중국 학생과 한국 학생이 서로 짝을 이뤄 상대 언어를 가르쳐 주는 언어봉사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중국인 유학생을 포함해 세명대의 졸업생 취업률은 90.8%에 달한다. 이병준 세명대 기획팀장은 "모든 교수가 기업체와 연고를 맺고 관리해온 취업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세명대는 모든 교수가 개인당 5개 이상의 기업을 학교에 공식 등록하고 이들 기업과 산학협력을 맺어 재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세명대는 또 학생들의 취업 지원을 위해 2년 전 기존 '취업보도실'을 '취업지원처'로 확대 승격하고 학생 경력향상 프로그램과 학생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명대는 또 작년부터 학과특성화사업을 시작했다. 매 학기 초 40여개 학과들이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하면 학교는 별도 편성한 예산으로 선정된 학과에 연간 3000만원씩 지원한다. 올해는 20여개 학과가 특성화사업 학과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서울 · 경기지역 출신 학생들이 전체 재학생의 70%에 달하는 세명대는 1991년 개교 때부터 기숙사 건립에 힘써왔다.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생들이 학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데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재 7개동,3000여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를 보유한 세명대는 내년 2월 완공되는 새 기숙사(1200여명 수용)까지 합하면 4200여명의 재학생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재학생 2명 가운데 한 명은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유성 세명대 총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보딩스쿨(Boarding School · 사립기숙학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률과 관련해 세명대가 자랑하는 것은 '간판학과'인 한의과대학.지난해 제63회 한의사 국가시험에선 이 학교 한의학과 졸업생 02학번 오유나씨(28)가 전국 수석으로 합격했다. 재학생의 한의사 국가시험 합격률도 매년 90% 이상이다. 한의과대학 김이화 교수는 "학교 곳곳에 한방 약초를 심어놓고 학생들로 하여금 직접 키우고 관찰할 수 있게 해 사진으로만 공부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명대는 또 우리나라 최대의 약초 집산지로 한약재 생산 · 유통의 중심지인 제천시와 함께 한방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내년 9월에는 '2010 제천 국제 한방 바이오 엑스포'가 이 지역에서 열린다. 엑스포의 부위원장직을 맡은 김 총장은 "한방특화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세명대가 제천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SKY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지칭)'이 우리나라의 리더를 양성한다면 세명대는 축구선수 박지성과 같은 멀티플레이어형 미드필더를 키운다"고 말했다. '리더십'을 강조하는 대신 '미드필더십'을 비전으로 내세워 어떤 기업에서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길러내겠다는 의도다. 김 총장은 "많은 사람들이 최근 경제위기 및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 걱정을 많이 하지만 세명대는 과단위 특성화 작업으로 학교 전체의 업그레이드를 이뤄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제천=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