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상장을 폐지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기업의 대주주는 대부분 외국계나 사모펀드(PEF)라는 점이 특징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서비스 전문기업인 씨디네트웍스는 이날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결정했다. 미국의 대형 창투펀드 오크아시아인프라스트럭처 LLC와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신한국민연금제일호 등 씨디네트웍스 대주주 측은 오는 18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씨디네트웍스 주식을 주당 95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씨디네트웍스는 이날 10% 급등한 9350원에 마감했다. 신한국민연금PEF 관계자는 "주식 거래량도 많지 않고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상장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상장을 폐지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해 회사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씨디네트웍스가 자진 상장폐지에 성공하면 올 들어서만 HK저축은행과 아이레보에 이어 세 번째다. HK저축은행과 아이레보도 각각 상장을 유지할 만한 실익이 없다며 공개매수를 진행한 후 지난 2월 상장폐지했다.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기업의 대주주 대부분이 외국계나 PEF라는 공통점이 있다. HK저축은행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국내 PEF이고,아이레보의 대주주인 아이레보아사아블로이코리아는 스웨덴 자물쇠 업체인 아사아블로이 계열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