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가 생겨나고 있다"-라잔 교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 등 신흥시장에 외국인의 투자가 몰려들고 있는 것은 신흥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압력이나 영향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중인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교수(사진)는 11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삼성증권 주최로 열린 글로벌 인베스터스 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투자는 단순히 한국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신흥 시장 전반적인 투자다"며 "작년 외국인들은 신흥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중단했지만, 지금까지의 경기 침체를 버텨내고 있는 신흥 시장의 모습에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구람 라잔 교수는 '시장 경제의 미래'의 공동저자이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다. 라잔 교수에게 우리나라 증시의 전망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지금 한국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지금의 흐름은 적절한 것인가.
"지금의 외국인 투자 유입은 지난해에 대한 상대적 반응이기도 하다. 작년 외국인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위험을 피하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최근 신흥 시장으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신뢰가 생긴 데 따른 것이다."
- 앞으로 글로벌 시장 수요가 신흥 시장의 내수 부분에서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한국은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내수 시장 기반이 취약하다. 앞으로 한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신흥 시장 국가들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번 세계 경제의 위기가 만들어낸 힘이 신흥 시장의 이런 구조에 조정을 가져올 것이다. 신흥 시장은 선진국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신흥 시장이 아무런 문제 없이 현재의 경기 침체를 탈출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신흥 시장 국가들이 다른 선진국보다 이번 위기를 통해 부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선진국가들이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소비를 만든 것에서 비롯됐다. 이 과정은 다른 나라의 자금까지 동원되면서 진행됐다. 선진국가들에는 그들이 만든 소비를 소화할 수요가 없다. 앞으로 수요가 생긴다면 신흥 시장에서 수요가 생길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의 기업들이 서비스와 디자인, 마케팅 분야에서 전환을 꾀한다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 한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슈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세계 증시의 상승 흐름은 당분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각국의 경기부양책들이 잃어버린 수요 부분을 찾기 위한 임시 방편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13개국을 중심으로 경기부양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새로운 기술 취득이나 인프라 확충 등 앞으로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득을 가져올 것이다. 경기부양책으로 새로운 수요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 한국은 경기 부양 정책의 일환으로 앞으로 4년간 60조원을 투입할 생각이다. 이 중 70% 정도가 4대강 정비, 녹색 성장, 그린 홈 사업 등에 들어간다. 이런 정부의 방향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 계획이든 정부가 미시적으로 모든 것을 조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신흥 시장은 좀 더 넓은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서울을 환경 도시로 만든다면 단순히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인재, 국제적인 전문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의 경기를 진작해야 한다는 당신의 주장은 신흥 시장의 내수가 수요를 이끌 것이라는 당신의 전망과 상충되지 않은가.
"지금의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 방식이 필요하다. 정부의 힘으로 세계 경기를 진작할 수 있는 곳은 미국 밖에 없다. 그만큼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자금 공급을 계속할 수는 없다. 나는 새로운 수요의 공급처가 신흥 시장에서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같은 변화는 3∼4년에 걸쳐 일어날 것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한국을 방문중인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교수(사진)는 11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삼성증권 주최로 열린 글로벌 인베스터스 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투자는 단순히 한국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신흥 시장 전반적인 투자다"며 "작년 외국인들은 신흥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중단했지만, 지금까지의 경기 침체를 버텨내고 있는 신흥 시장의 모습에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구람 라잔 교수는 '시장 경제의 미래'의 공동저자이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다. 라잔 교수에게 우리나라 증시의 전망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지금 한국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지금의 흐름은 적절한 것인가.
"지금의 외국인 투자 유입은 지난해에 대한 상대적 반응이기도 하다. 작년 외국인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위험을 피하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최근 신흥 시장으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신뢰가 생긴 데 따른 것이다."
- 앞으로 글로벌 시장 수요가 신흥 시장의 내수 부분에서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한국은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내수 시장 기반이 취약하다. 앞으로 한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신흥 시장 국가들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번 세계 경제의 위기가 만들어낸 힘이 신흥 시장의 이런 구조에 조정을 가져올 것이다. 신흥 시장은 선진국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신흥 시장이 아무런 문제 없이 현재의 경기 침체를 탈출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신흥 시장 국가들이 다른 선진국보다 이번 위기를 통해 부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선진국가들이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소비를 만든 것에서 비롯됐다. 이 과정은 다른 나라의 자금까지 동원되면서 진행됐다. 선진국가들에는 그들이 만든 소비를 소화할 수요가 없다. 앞으로 수요가 생긴다면 신흥 시장에서 수요가 생길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의 기업들이 서비스와 디자인, 마케팅 분야에서 전환을 꾀한다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 한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슈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세계 증시의 상승 흐름은 당분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각국의 경기부양책들이 잃어버린 수요 부분을 찾기 위한 임시 방편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13개국을 중심으로 경기부양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새로운 기술 취득이나 인프라 확충 등 앞으로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득을 가져올 것이다. 경기부양책으로 새로운 수요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 한국은 경기 부양 정책의 일환으로 앞으로 4년간 60조원을 투입할 생각이다. 이 중 70% 정도가 4대강 정비, 녹색 성장, 그린 홈 사업 등에 들어간다. 이런 정부의 방향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 계획이든 정부가 미시적으로 모든 것을 조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신흥 시장은 좀 더 넓은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서울을 환경 도시로 만든다면 단순히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인재, 국제적인 전문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의 경기를 진작해야 한다는 당신의 주장은 신흥 시장의 내수가 수요를 이끌 것이라는 당신의 전망과 상충되지 않은가.
"지금의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 방식이 필요하다. 정부의 힘으로 세계 경기를 진작할 수 있는 곳은 미국 밖에 없다. 그만큼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자금 공급을 계속할 수는 없다. 나는 새로운 수요의 공급처가 신흥 시장에서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같은 변화는 3∼4년에 걸쳐 일어날 것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