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용의 펀드 클리닉] 펀드도 구조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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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이 작년 10월의 저점에서 50%가량 오르면서 펀드 투자자들도 새로운 고민거리를 떠안게 됐다.
'어떤 펀드를 환매할까' 또는 '추가로 펀드에 투자해볼까'하는 고민들이 투자자들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스피지수 고점에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손실폭이 줄어든 현 시점에서 이런 고민을 한번쯤은 해보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추가적인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다리는 방법만으로는 기존의 손실을 복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손실 만회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해볼 필요도 있다.
먼저 비슷한 스타일의 펀드들을 정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국내 주식형펀드들은 투자 대상이 우리 증시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펀드의 수를 많이 늘리더라도 분산효과가 제한적이다. 또 펀드의 사후 관리가 효과적이지 못하면 성과를 실현하거나 위험에 대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많은 펀드에 분산돼 있는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 이때는 정통형펀드에 기본으로 투자하고,이를 보완할 수 있는 운용 스타일의 펀드를 1~2개 정도 추가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포트폴리오가 간소화되면 펀드의 사후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된다.
포트폴리오 압축과 함께 이뤄져야 하는게 성과가 부진한 펀드의 교체다. 개별 종목만큼 편차가 심하지는 않지만 투자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펀드 간 성과 차이도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성과가 지속적으로 부진한 펀드라면 지수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펀드의 월별,분기별 성과가 지속적으로 부진해 지수 상승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라도 과감하게 교체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 외에 자금에 여유가 있는 투자자라면 추가적인 자금 납입도 고려해야 한다. 작년과 같이 손실이 크게 발생하면 원금 회복을 위한 요구수익률도 급격히 늘어난다. 따라서 추가 자금의 납입을 통해 평균 단가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원금 5000만원인 투자자가 현재 3000만원으로 40%의 손실을 본 경우에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67%의 수익률을 거둬야 한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2000만원을 납입하면 40% 정도의 성과만으로도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
큰 폭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일차적으로는 포트폴리오의 슬림화와 성과가 부진한 펀드의 교체를 단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유자금을 활용한 추가 매수는 주식시장의 가격 메리트가 상당히 감소했기 때문에 '마켓 타이밍'을 잡아 목돈을 일시에 투자하기보다는 분할 매수를 통해 주식자산의 비중을 조금씩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홍성용 삼성증권 컨설팅 지원팀장 sy916.h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