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전력이 갖는 가장 큰 매력포인트는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이다. 독점기업이 갖는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이런 믿음을 배경으로 외국인들은 4월 초 이후 한국전력 주식비중을 25.16%에서 26.05%로 늘렸다.

사실 올 1분기 한국전력의 실적은 최악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침체에 따른 전력판매량 감소에 원 · 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1분기 영업손실은 1조4000억여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추정이다.



그렇지만 한전의 경영환경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한국전력에 대해 요금 인상과 환율 하락에 의한 연료비 절감 등의 원인으로 실적회복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신규로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3만2000원.

강희승 · 허정인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정부가 전기요금을 규제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신규 투자 재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어 요금 인상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겠지만 적자폭은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하반기에 환율이 안정되고 석탄과 LNG 등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연료비가 감소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변화를 모색하며 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점도 긍정적이다. 우선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올해 드라이브를 걸 주요 해외사업은 해외 발전소와 송배전 설비,원격검침 서비스 수출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해외 발전용량은 2600MW였으며 올해는 3069MW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기존 발전시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이산화탄소 저감활동을 벌여 탄소배출권(CDM)을 확보하는 녹색사업과 스마트전기 시스템 개발 등도 한국전력이 추진할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원 · 달러 환율의 안정,요금 인상 등 한전에는 호재만 남았다"며 "전기요금이 1% 인상될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 정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긍정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