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6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쇄신책'을 논의한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실천을 강조하며 당의 전면적인 쇄신에 무게를 실음에 따라 쇄신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5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쇄신안 내용을 보니 원내정당화,공천시스템 투명화,상임위 중심 등 제가 대표 시절에 했던 내용"이라며 "좋은 방안이 나왔으면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4일 당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등이 주장한 '전면 쇄신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당 수습책의 일환으로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날 "당 쇄신론의 핵심은 친박계 포용을 통한 당내 화합인데 주변만 건드려서는 해결이 안된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당과 청와대에서 차기 원내대표로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추대하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친이계 내부에서 '김무성 카드'가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희태 대표는 "원내대표가 참으로 중요하다"면서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차기 원내대표와 관련된 얘기를 할지 안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미소를 지으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물론 친이계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상당수의 친이계 의원들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 중 한 사람인 안상수 의원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에 대한 어떠한 사실도 통보받은 적이 없다"면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로 당내 친이와 친박이 화합적 결합이 된다면 받아들이겠지만 원내대표직 하나로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친이계 심재철 의원도 "일부 논의는 있었지만 이미 사장된 카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상수-김성조 카드와 정의화-임태희 카드도 여전히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설과 관련,2월이 아닌 1월에 만났으며 정치상황이 아닌 외국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고 정정하는 등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