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이다. 아파트에 사다리차가 걸린 걸 보면 괜스레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 동한다. 해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새 집으로 옮기는 설렘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진다.

올 봄은 유난히 더 그런 것 같다. 한창 거래가 많았던 지난 1,2월과 3월 중하순 때 집을 계약한 사람들이 타이밍을 잘 잡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미 집값은 서울 강남과 목동,경기 과천 등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자기 집이 있는 사람들도 이들이 부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른 바 버블 세븐 지역 집값이 오르면서 다른 지역과의 집값 격차가 벌어져 버블 세븐의 진입장벽은 다시 높아졌다. 소형 아파트값이 중형보다 많이 내려 '소형→중형 갈아타기'도 불리해졌다. 지금 집을 알아보려니 이래 저래 엄두가 나지 않는다.

다시 집값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물론 있다. 미국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이 들려오고 5,6월 국내 기업 구조조정 여파도 걱정스럽지만 이를 핑계 삼아 집값이 좀 떨어졌으면 하는 것이 실수요자들의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2분기 집값은 약보합세 내지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본다. 이어 비수기인 7~9월에 접어들면 집값 약세는 확연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역으로 집을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에게 '올해 안에 한번 더 기회가 온다'는 얘기로 풀이할 수 있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갈아타기 수요자들은 3분기를 노려라'라는 말로 요약된다. 급하다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아파트를 2분기에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지역,어떤 아파트들에 정조준할지 미리미리 알아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앞으로 주택시장이 어떤 소비 트렌드를 보일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중소형 아파트 강세가 이어질지,아니면 중대형 아파트 인기가 조금이라도 회복될지 관심이다. 실제 지난 1분기 서울 강남 등지의 주택거래 통계를 보면 중대형 주택 매매가 상당히 늘어났다. 대부분 실수요자들이 매입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