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달리 여행株들이 돼지 인플루엔자(SI) 확산에도 불구하고 꿋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주인 하나투어가 돼지 인플루엔자 발병에도 불구하고 2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오후 1시14분 현재 하나투어가 전날보다 6.21% 오른 2만995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모두투어도 6.77% 오른 1만4250원을 기록하며 이틀째 오름세름 이어가고 있다.

자유투어와 세중나모여행 등도 3%대 중후반대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세계보건기구(WHO)가 돼지 인플루엔자의 ‘대유행’ 위험단계를 5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비상방역체제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돼지 인플루엔자 창궐로 해외 여행객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여행주들의 투자의견을 높여 잡는 공격적인 보고서도 나왔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하나투어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탐방결과, 하나투어의 경우 전망과 달리 2분기 실적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실적악화는 불가피하겠지만 30억원의 영업적자에서 4억원의 흑자가 예상되는 등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2분기가 여행업체 입장에서 보면 비수기인데다 극심한 경기침체기에 맞이한 것이어서 이 같은 추정 실적은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때 40%가지 기록했던 출국자 감소가 30% 수준에서 멈춘데다 잡 쉐어링(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한 것이 2분기 실적호전의 주요 원인"이라며 "하나투어가 조만간 발표하게 될 4월 실적 흑자규모가 올해 1월과 비슷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돼지 인플루엔자 역시 이러한 실적호전세를 막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돼지독감이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 여행업체들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요 발병지역이 멕시코를 비롯한 미주 지역인데다 이 지역에 대한 하나투어, 모투투어의 출국자 비중이 2~3%로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모두투어 등 여행주에 대해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탐방 결과 돼지독감에 따른 여행수요 위축 가능성보다 고환율에 억눌린 여행수요 잠재력이 훨씬 클 것이란 확신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관광자원이 없는 국내 실정 등을 감안할 때 해외여행은 이제 필수재가 된 상황인 만큼 이번 돼지독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주가에 매수 타이밍을 제공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