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이 1996년에 펴낸 21세기 세계 예측서이다. 헌팅턴이 바라보는 장래 세계에서 경쟁과 대립의 주체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문명이다. 20세기는 이데올로기시대였지만 20세기 후반부터는 본격적인 문명 충돌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문명과 문명의 충돌은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되며 문명에 바탕을 둔 국제 질서만이 세계 대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어수단이라고 그는 역설한다.

그는 야만과 대비되는 보편적 의미의 문명이 아니라 언어 종교 등 여러 문화적 특질의 집합체로서 세계의 여러 지역에 자리 잡아온 문명권이 있다고 설명한다. 문명권을 구분하는 1차 기준은 종교이며 크리스트교권 정교권 이슬람권 유교권 불교권 힌두권 등을 문명권으로 상정할 수있다고 본다.

헌팅턴은 크리스트교권대 여러 문명권의 대립 양상이 얼마 동안 큰 비중을 가질 것임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남북 대립의 양상은 동서대립에 비해 집중력도 약하고 지속기간도 짧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문화적 대립을 극복하고 문화적 공존을 누리기 위해서는 보편적일 듯 싶은 한 문명의 특성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대부분의 문명들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나서는 것이 더 바람직한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원주의 문명세계에서는 보편주의를 거부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며 동질성을 모색하는 것이 건설적인 방안이라고 그는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