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자금조달 구조를 바꾸거나 대출금리 체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에 대부분 연계돼 있는 반면 대출기간은 최소 3년 이상 장기로 운용되는 데 따른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7일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이 CD연동 금리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하루짜리 콜자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등 단기 차입금 비중을 지금보다 2배가량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현재 자금조달 구조는 예금 75%,은행채 20%,단기 차입금 5%로 구성돼 있다. 예금은 대부분 6개월 이상 만기로 금리가 고정돼 있어 예금 비중이 높으면 시장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지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국민은행은 예금과 은행채 비중을 낮추는 대신 단기차입금 비중을 10% 정도로 높여 CD금리와의 괴리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단기 자금의 비중을 높이면 금리 하락기에 평균 조달금리를 빠르게 낮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앞으로 한 달가량 실무 부서의 논의를 거쳐 자금조달 구조 변경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CD금리 연동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는 대신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는 쪽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은 지난 24일 열린 1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변동금리부 대출이 전체 대출의 70% 이상 차지하는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금리 하락기에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변동금리부 대출의 일부를 고정금리부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은행들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2005년 2.81%에서 2006년 2.64%,2007년 2.44%,2008년 2.29%로 꾸준히 떨어졌고 지난 1분기에는 은행별로 2% 안팎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 NIM은 1.6%로 추락했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변동금리부 대출의 1.5%를 고정금리로 바꾸면 NIM이 0.05%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은 만기 연장 고객이나 신규 대출 고객에게 변동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해 고정금리 대출 쪽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시장금리가 추가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고정금리 대출의 매력이 커졌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고정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유승호/강동균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