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5월2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벅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3만5000명이 몰릴 전망이다. 이미 항공권이 매진되고 시내 호텔도 동났다. 최악의 경기침체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워런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의 '고견'을 듣기 위해 43개국 투자자들이 몰려들 것이다.

매년 이맘 때 벌어지는 '오마하의 축제'는 유명 가수의 록 페스티벌처럼 늘 떠들썩하다. 지난해에도 3만1000여명이 모였다. 버핏은 장장 6시간 동안 쏟아지는 주주들의 질문에 '가장 재미있고 유익하게' 대답한다.

비록 버핏도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를 비껴가진 못했지만, '기업 가치'라는 재료로 '투자의 정석'을 개발하고 이를 '최고의 석세스 스토리'로 엮어내는 이야기꾼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가 세계에서 두 번째 부자라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건 아니다. 전 재산에 가까운 380억달러를 세계 최고 갑부이자 친구인 빌 게이츠의 '빌 앤 멜린다 재단'에 기부할 때도 타고난 이야기꾼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2006년 6월26일,그는 타임스퀘어 광장 부근의 뉴욕 공공도서관 열람실로 갔고,자신의 옆쪽 책상에 앉아 있던 친구 빌 게이츠의 웹 카메라 앞에 섰다. 그리고 엄청난 액수의 개인 재산을 제3세계의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특별한 발표를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공도서관에서 했고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이 아니라 '빌 앤 멜린다 재단'에 기부금을 희사했다. 대중은 열광했고 그의 이야기는 더욱 드라마틱해졌다.

미국 최대 닭고기 생산업체인 퍼듀팜의 프랭크 퍼듀도 그렇다. 그는 20년 동안 200개 이상의 광고에 직접 출연해 "퍼듀팜의 닭고기는 절대 얼리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사가 닭고기를 판자통에 집어넣고 못 박는 모습을 통해 냉동 고기가 얼마나 질기고 맛없는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캔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으로 유명한 '지팡이 할아버지' 커널 샌더스도 고난의 인생 역정을 성공 스토리로 바꾼 주인공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동생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야 했던 그는 이등병으로 쿠바 전쟁에 참여하는 등 숱한 풍파를 겪은 뒤 65세에 연금 105달러를 들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1009번이나 퇴짜를 맞고,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닭고기 샘플을 뜯어먹으며 고물차로 전국을 헤매던 그의 성공담은 '커널(대령) 샌더스'의 극적인 스토리를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