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30일 소환키로 26일 통보함에 따라 `박연차 게이트' 제2라운드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작년 12월 중수부 수사팀은 세종증권 매각과 휴켐스 인수를 둘러싼 비리를 수사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고교동창 정화삼씨,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 12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 정기인사와 함께 올해 새로 구성된 수사팀은 전국의 `특수통 검사' 8명을 2월10일 자로 수혈받아 소속 검사를 두 배로 늘리고서 압수물 분석과 자금추적 등 박연차 회장의 로비설 수사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3월14일 박 회장을 상대로 정치권 로비설을 집중 신문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 같은 달 17일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체포를 `신호탄'으로 제1라운드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 전 원장과 송은복 전 김해시장,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차관, 박정규 전 민정수석, 민주당 이광재 의원 등 6명을 구속하고 한나라당 박진 의원, 민주당 서갑원 의원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6일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소환하면서 `제2라운드' 수사의 막을 올리고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등 `박연차 리스트'에 오른 3~4명을 먼저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언론을 통해 연일 터져 나오면서 수사의 초점이 바뀌었다.

검찰은 7일 노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을 체포했으며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에게서 100만 달러를 받아 채무변제에 썼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으로부터 100만 달러를 `포괄적 뇌물'로 받은 혐의에 대한 공범으로 정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10일 새벽 기각되자 같은 날 박 회장에게서 500만달러를 송금받은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전격 체포했다.

이어 참고인 자격으로 11일 권 여사를 부산지검 청사로 소환해 조사했고, 12일에는 미국에 체류하던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를 대검 청사로 불러 조사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에서 박 회장이 2006년 8월 준 3억원을 발견함으로써 "정 전 비서관이 받은 3억원도 내가 받아 썼다"는 권 여사의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천만원을 빼돌린 사실까지 추가로 밝혀내고 21일 그를 구속했다.

검찰은 주변에 대한 수사를 일단락짓고서 22일 노 전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를 발송해 25일 답변서를 받았다.

검찰은 답변서를 검토하고 나서 26일 오전 11시40분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30일 오전 10시 나와달라"고 통보했고, 노 전 대통령 측은 육로로 이동해야 하는 만큼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시간조정을 요청해 "30일 오후 1시30분 출석"으로 정리됐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끝으로 2라운드 수사를 마치고, 5월에는 3라운드 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3라운드 수사 대상은 박연차 회장과 수상한 돈거래를 한 전.현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판사ㆍ검사ㆍ경찰관 등이 될 전망이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