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지성 효과'에 힘입어 4700억원(글로벌 연결기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정보통신(휴대폰,네트워크)과 디지털미디어(TV,가전) 총괄을 최 사장이 이끄는 DMC(완제품) 부문으로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중복 비용이 줄고 공동 마케팅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발생,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휴대폰과 TV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정보통신과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1200억원과 3800억원에 달해 1조원에 달하는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부문 영업손실을 메웠다.



◆휴대폰,노키아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대표선수'는 휴대폰.업계 1위인 노키아(8.9%)보다 2.6%포인트 높은 11.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을 만큼 내실있는 장사를 했다. 스마트폰 '옴니아'와 '터치위즈','인스팅트' 등의 터치 스크린폰을 앞세워 젊고 감성적인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의 시장은 불경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중 · 장년층을 기반으로 한 노키아가 삼성전자보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은 타깃 연령층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키아가 장악하고 있는 신흥시장을 공략한 것도 실적 개선 요인 중 하나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2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면 노키아의 3월 중 중국 시장점유율은 39.1%로 전년 동기보다 4.7%포인트 떨어졌다.

TV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디지털미디어 부문 역시 시장 예상을 웃도는 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흑자 전환에 큰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TV와 생활가전의 판매량이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LED(발광다이오드) TV가 전 세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2분기 이후 상황이 더 호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시장은 아직 '겨울'

반도체 부문은 최근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반도체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적자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은 6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분기 6900억원 손실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본격적인 회복조짐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매출 역시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 줄어든 5조2200억원에 그쳤다.

이명진 IR팀장(상무)은 "경쟁업체들과 비교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경쟁력은 휴대폰이나 TV 이상"이라며 "이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는 측면에서는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LCD 부문의 영업손실은 전 분기(2400억원)보다 늘어난 3100억원에 달했다. LCD 패널 수요는 지난달부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패널 가격의 상승속도가 더뎌 손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1분기 환율효과는 1200억~1300억원

삼성전자 깜짝 실적의 배경 중 하나는 1분기 중 급격히 치솟았던 원 · 달러 환율이다. 지난해 연말에 비해 5%가량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1200억~1300억원가량 영업이익이 늘어났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효과와 연초부터 진행해 온 비용절감 운동이 경기 침체 속에서 실적을 높인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전 분기 1조9481억원에 달했던 마케팅비용 지출이 6683억원으로 감소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이 팀장은 "2분기에는 신제품이 많이 출시돼 1분기보다 마케팅 비용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형석/안정락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