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핵잠수함을 처음 공개했다.

중국 해군은 23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서 핵잠수함을 비롯,255척의 함정과 31기의 비행기가 동원된 해상 열병식을 가졌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참관한 가운데 이날 공개된 핵잠수함은 '진(晋)급 094형'으로 수중에서 최대 40노트(시속 약 74㎞)의 속력을 낼 수 있다. 또 사거리 2700㎞ 탄도미사일 12기와 어뢰발사관 6기가 장착돼 있다.



관영 CCTV는 이와 관련,중국이 국익에 부합하도록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다며 세계 해양에서 중국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최근 항공모함 건조 계획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이 600여년 전인 15세기 명나라 시절 정화를 내세워 아프리카까지 항해한 '대양 해군'의 부흥을 추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량광례 중국 국방부 부장(장관)은 "방대한 해양영토 수호가 의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경계하는 시각이 강하다. 미국은 중국이 자국 상선 보호를 이유로 태평양과 인도양의 먼 바다에서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아시아 · 태평양을 넘어선 지역의 군사력 균형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미 · 중 간에는 지난 3월 남중국해 공해상에서 중국 해군 함정들이 정보 수집 중인 미국 임페커블호의 항해를 방해하는 등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핵잠수함이 수차례 일본 인근 해역에서 탐지되면서 일본도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이 같은 위협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날 열병식에 미국 한국 등 29개국 해군 대표단이 참관하도록 했다. 후 주석도 각국 대표단을 접견하면서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며 어느 국가에도 군사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의 강감찬함(구축함)을 비롯,14개국 함정 21척도 축하사절로 참가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