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는 방향이라고?…스피드 먼저 정해야지
발렌타인챔피언십은 국내에서 가장 큰 골프대회답게 유럽 및 아시아의 강호들이 대거 출전한다. 대회를 하루 앞두고 22일 제주 핀크스GC에서 열린 프로암대회에서 폴 맥긴리(43 · 아일랜드)와 함께 라운드했다. 그와 함께 라운드하면서 표정이나 샷,캐디와의 대화 등을 직접 접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맥긴리는 아일랜드 골퍼로는 파드리그 해링턴 다음으로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다. 2002,2004,2006년 라이더컵에서 유럽선수로는 처음으로 세 번 연속 승리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곁에서 본 투어프로의 모습,그리고 골퍼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물어보았다.


◆프로는 뭔가 달랐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많다. 그 가운데서 아마추어들이 본받아야 할 것만 요약한다.

맥긴리는 드라이버샷이든 퍼트든,어드레스할 때 클럽페이스를 먼저 목표라인에 스퀘어하게 정렬한 뒤 몸을 맞췄다. 아마추어들의 경우 스탠스를 먼저 취한 뒤 클럽은 나중에 '대충' 겨냥하는 것과는 180도 다른 루틴이다. 클럽페이스를 먼저 맞춰야 방향이 틀어지지 않는다. 정렬할 때 '페이스 먼저-몸 나중에'라는 공식을 생각해둘 만하다.

어프로치샷은 대부분 핀과 비슷한 거리에 떨어지거나 핀을 지나쳤다. 아마추어들의 어프로치샷이 매번 짧아 먼 거리 퍼트를 남기거나,아예 그린에 오르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프로들은 아이언이든 웨지든 '핀 하이'샷을 구사한다. 백스핀을 감안해서 그러겠지만,볼이 홀을 지나가야 들어갈 수도 있다는 자신감의 소산이 아닐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그린에서 두드러졌다. 아마추어들은 그린에 올라서면 퍼트라인의 방향(브레이크)을 파악하는 데 골몰한다. 그런 나머지 정작 세기(스피드)는 간과한다. 그런데 '퍼트는 세기가 방향을 정한다'고 한다. 먼저 얼마나 세게 칠지를 정한 뒤 그에 맞춰 브레이크를 감안해야 한다. 맥긴리의 경우 퍼트한 볼이 홀을 50㎝ 이상 지나치거나 못 미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 10m이상 롱퍼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볼에서 홀까지의 거리파악에 주력한 결과다. 그 반면 기자를 포함한 아마추어들은 좌우보다는 거리 편차가 더 컸다. 브레이크 파악에 전념하느라 정작 필요한 세기를 정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방증이다. 퍼트는 스피드가 먼저다.

다음은 일문일답


▶퍼트는 멘탈인가,테크닉인가.

"둘 다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스트로크가 좋아야 하고,홀에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성공한다. "


▶맞바람이 불 때 드라이버샷 거리를 조금 더 내기 위한 조정은?

"높이 치라고 말하고 싶다. 대부분 낮게 치라고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요즘엔 장비가 발달해 예전처럼 볼이 바람에 밀려 뚝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 높이 쳐야 거리가 난다. "


▶아마추어들이 벙커샷을 할 때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는.

"볼부터 맞히는 것이다. 볼 뒤 1인치 지점의 모래를 쳐야 하는데 볼부터 맞히다보니 볼이 그린을 벗어나고 만다. "


▶갑자기 슬라이스가 난다. 응급처방은?

"손을 더 많이 써라.손목 릴리스를 잘 하라는 말이다. 대부분 아마추어들은 다운스윙 때 상체(어깨)가 먼저 돌진,'아웃-인'의 궤도를 만들면서 슬라이스를 낸다. 어깨는 잡아두고 손 동작에 유의하라."


▶중압감이 짓누르는 고빗사위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호흡이 중요하다. 심호흡을 하라고 권장한다. "


▶파3홀에서 티샷할 때 두 클럽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긴 클럽을 잡고 부드럽게 스윙하라."


▶게임이 안 풀려 화 날 때 어떻게 하는가.

"전혀 다른 것을 생각한다. 또 뭔가를 마시거나 바나나를 먹거나 캐디에게 말을 건다. 그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한다. "

▶골프를 위해 코스 밖에서 하는 일은.


"어떤 일을 찾아서 하기보다는 그냥 쉰다. 영화를 보거나 신선한 고기 · 샐러드 · 과일을 먹는다. 그 대신 스테이크처럼 배부른 것은 삼간다."

제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