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高평가 논란 … 'PER 착시'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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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가치 막 넘었는데 PER는 13배 '과대'
전문가 "기업이익개선 반영 안된 탓" 지적
전문가 "기업이익개선 반영 안된 탓" 지적
코스피지수가 적정 수준인지에 대한 평가가 헷갈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 수준인 반면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가 넘기 때문이다. 이 같은 PER는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넘었던 2007년 12월10일(13.85배) 이후 최고치다.
PBR가 1.2배라는 것은 코스피지수가 기업의 청산가치를 소폭 넘은 수준이라는 뜻이지만 PER로는 이미 고평가됐다는 의미여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PER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올해 기업들의 이익전망을 실제보다 훨씬 낮게 적용한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부터 기업들의 이익전망을 상향 조정하게 되면 PER 수준도 한결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증권사들의 기업 이익전망 상향이 잇따르면서 '고PER'에 따른 주가 부담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ER 비정상적으로 높아
20일 업계와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9년 실적전망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코스피지수 PER는 13.58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말 7.92배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로,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넘었던 2007년 12월10일(13.85배) 이후 최고치다. 기업 청산가치를 보여주는 PBR가 작년 10월 말 0.97배 수준에서 소폭 오른 1.2배에 그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피지수가 쉬어갈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도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높은 PER 부담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PER의 분모값인 이익전망치는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급격하게 낮아진 반면 분자값인 주가는 단기에 급등한 데 따른 과도기적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PER가 주가 평가지표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경기 관련 지표들의 변동이 심해 바로 눈앞에 있는 기업들의 영업이익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올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PER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PER가 급격히 올라 주가 평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며 "하지만 2주 전부터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올해 기업 이익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PER가 하향 추세로 꺾일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PER 하락 전망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고 PER에 관한 논란이 점차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 PER는 대형 정보기술(IT)주의 실적 부진으로 IT섹터의 12개월 예상 PER가 32.5배로 치솟는 바람에 지나치게 높아진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이익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일정부분 해소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6000억원 영업적자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적자폭이 점점 줄고 있으며 흑자를 예상하는 전망까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휴대폰과 TV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마케팅 비용도 축소됐다"며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매출 17조6000억원,영업이익 450억원,순이익 3570억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김 팀장도 "2006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는 주가와 이익전망이 안정적으로 연동돼 PER가 10배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이번에 삼성전자 실적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주가 부담이 해소되면서 일단 12배 수준으로 떨어져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위험요소들이 많이 제거되고 있어 금융위기 때보다 PER를 더 높게 인정하는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코스닥 종목은 PER가 수십배까지 오르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저PER 종목으로 압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STX엔진 한섬 대우조선해양 등이 PER 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인 서울반도체(57배) 셀트리온(43배) 등은 PER가 수십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 수준인 반면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가 넘기 때문이다. 이 같은 PER는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넘었던 2007년 12월10일(13.85배) 이후 최고치다.
PBR가 1.2배라는 것은 코스피지수가 기업의 청산가치를 소폭 넘은 수준이라는 뜻이지만 PER로는 이미 고평가됐다는 의미여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PER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올해 기업들의 이익전망을 실제보다 훨씬 낮게 적용한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부터 기업들의 이익전망을 상향 조정하게 되면 PER 수준도 한결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증권사들의 기업 이익전망 상향이 잇따르면서 '고PER'에 따른 주가 부담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ER 비정상적으로 높아
20일 업계와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9년 실적전망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코스피지수 PER는 13.58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말 7.92배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로,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넘었던 2007년 12월10일(13.85배) 이후 최고치다. 기업 청산가치를 보여주는 PBR가 작년 10월 말 0.97배 수준에서 소폭 오른 1.2배에 그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피지수가 쉬어갈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도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높은 PER 부담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PER의 분모값인 이익전망치는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급격하게 낮아진 반면 분자값인 주가는 단기에 급등한 데 따른 과도기적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PER가 주가 평가지표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경기 관련 지표들의 변동이 심해 바로 눈앞에 있는 기업들의 영업이익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올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PER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PER가 급격히 올라 주가 평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며 "하지만 2주 전부터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올해 기업 이익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PER가 하향 추세로 꺾일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PER 하락 전망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고 PER에 관한 논란이 점차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 PER는 대형 정보기술(IT)주의 실적 부진으로 IT섹터의 12개월 예상 PER가 32.5배로 치솟는 바람에 지나치게 높아진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이익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일정부분 해소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6000억원 영업적자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적자폭이 점점 줄고 있으며 흑자를 예상하는 전망까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휴대폰과 TV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마케팅 비용도 축소됐다"며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매출 17조6000억원,영업이익 450억원,순이익 3570억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김 팀장도 "2006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는 주가와 이익전망이 안정적으로 연동돼 PER가 10배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이번에 삼성전자 실적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주가 부담이 해소되면서 일단 12배 수준으로 떨어져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위험요소들이 많이 제거되고 있어 금융위기 때보다 PER를 더 높게 인정하는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코스닥 종목은 PER가 수십배까지 오르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저PER 종목으로 압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STX엔진 한섬 대우조선해양 등이 PER 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인 서울반도체(57배) 셀트리온(43배) 등은 PER가 수십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