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국무 등 고위인사 파견도 제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남미 좌파정권 국가 방문을 촉구했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5회 미주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룰라 대통령은 전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오랜 기간 불편한 관계에 있는 중남미 국가들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빠른 시일 안에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어려울 경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 고위인사들을 파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는 미국-남미 관계의 복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의 이 같은 제의는 미주정상회의에 앞서 마련된 오바마 대통령과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 정상들 간의 회동에서 나왔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경우 그동안 대통령 임기 연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쌓인 편견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남미 좌파정상들에 대한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룰라 대통령이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정부 시절부터 외교갈등을 빚고 있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좌파정권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링 장관은 또 미국-중남미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 정부가 남미국가연합의 중요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남미국가연합은 지난해 5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를 통해 공식 출범했으며, 칠레가 2년 단위의 순번의장국을 맡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에는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브라질, 에콰도르, 볼리비아, 페루, 콜롬비아, 수리남, 가이아나 등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