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기 하남시 미사동 대로변에 있는 '모터바이크(오토바이)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모터바이크의 지존으로 불리는 '차퍼' 판매를 겸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기 중견배우인 최민수 씨가 최근 이 차퍼를 구입했다고 합니다.
최 씨는 할리데이비슨의 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모터바이크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바이크를 즐기는데,동호회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 할리데이비슨 불법 개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요. 당시 당당하게 바이크 라이더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모터바이크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도 했구요.

그럼 차퍼가 어떤 바이크일까요? 차퍼는 원래 할리데이비슨을 개조한 바이크에서 출발했습니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미국의 개성 강한 바이크 라이더들이 원조라고 하네요.

할리데비이슨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외관에 있습니다. 차퍼는 순수하게 '달리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이죠. 따라서 엔진과 차대,바퀴가 부품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납공간도 없지요. 또 가볍습니다.


다만 주행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뒷바퀴가 매우 큽니다. 사이즈가 250~360㎜나 되지요. 반면 할리데이비슨의 뒷바퀴는 앞바퀴와 비슷한 크기인데,여기에다 커다란 백을 양 옆으로 달아 사이즈가 커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냅니다.

차퍼 가격은 3300만원에서 1억2000만원까지 다양합니다. 물론 고급차 1~2대 값입니다. 배기량은 1600~2000cc입니다. 최고출력 120마력의 힘을 내죠. 모터바이크가 아반떼나 쏘나타와 같은 힘을 발휘하는 겁니다.

차퍼는 다시 양산형 차퍼와 커스텀 차퍼로 나뉩니다. 똑같은 모델을 조립 생산하면 조립식 차퍼,일대일 주문형이면 커스텀 차퍼가 됩니다. 물론 커스텀 차퍼가 훨씬 더 비쌉니다. 희귀성을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최 씨는 이 중 커스텀 차퍼를 구입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단 1대 밖에 없는 '최민수 바이크'가 탄생하는 겁니다.

최 씨에게 차퍼를 판매한 BL차퍼스 측은 현재 최 씨의 1800cc급 바이크를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만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고의 기술자(이쪽에선 빌더라고 부릅니다.)들이 조립하고 있답니다. 한 달 후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군요.

최 씨는 모터바이크의 진짜 마니아라고 합니다. 경기도 양평이나 강원도 춘천,횡성 등지를 많이 돌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예인 중에는 최 씨 말고 바이크 애호가가 여럿 더 있습니다. 모델 겸 VJ인 찰스는 1988년식 할리를 차퍼로 개조해서 타고 다닙니다. 영화배우 김보성 씨도 모터바이크에 관심이 무척 많다고 하는군요.

할리데이비슨 뿐만 아니라 차퍼를 타는 사람들은 모터바이크를 진짜로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모터바이크는 더이상 운송수단이 아니죠.

라이더 중엔 전문직이나 자영업자가 많고,3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의 남성이 주류입니다.

직업이 무엇이든,모터바이크 가격이 얼마이든 취미로 타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