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말레이시아 이동통신시장에서 철수한다.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이 의욕적으로 펼쳐 온 해외사업이 줄줄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KTF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말레이시아 3세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U모바일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KTF는 투자원금을 보호하기 위해 U모바일 대주주를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보유 중인 지분(16.5%)을 앞으로 90일 이내에 처분키로 했다. 처분 금액은 최초 투자금액 1억달러(약 1337억원)와 중립 기관에서 산정할 액수 중 높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KTF는 2007년 12월 일본 NTT도코모와 함께 U모바일에 1억달러씩 투자해 각각 16.5%의 지분을 보유해 왔다. KTF는 특히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을 파견해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U모바일의 가입자는 50만명 정도다. KTF는 당초 경영성과와 연동해 지분을 최대 17.5%까지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지분 매각으로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1년6개월 만에 완전 철수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U모바일의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KTF가 KT와의 합병을 계기로 철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KTF는 지난해 U모바일의 실적 부진으로 약 200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도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이미 실패를 경험했다. SK텔레콤은 2006년 미국의 어스링크와 함께 가상이동망서비스(MVNO) 사업자인 '힐리오'에 3년간 4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렇지만 성공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지난해 7월 버진모바일에 400억원을 받고 지분을 매각했다. 중국시장에서도 1조원을 투자해 2위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의 지분 6.61%를 사들였지만 차이나유니콤이 차이나넷콤과 합병되면서 지분율이 3.8%로 줄어들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