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대출 전략]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 금리차 1.5%P 넘으면 갈아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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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론 변동금리 유리
금리상한부 대출, 보금자리론으로 금리상승 리스크 대비
금리상한부 대출, 보금자리론으로 금리상승 리스크 대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대출 고객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까,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을까. 대출의 손익계산서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경기 회복이 빨라지면 금리 역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기간,대출상품의 특징을 잘 따져 유리한 방식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고정금리 대출자의 고민
과거에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고민이 크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이들의 선택은 탁월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급등,이에 연동되는 변동금리형 대출 금리가 연 8~9%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반면 1~2년 전 고정금리형 대출을 받은 고객은 연 6~7%의 이자만 내면 됐다.
상황이 뒤바뀐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CD 금리가 급락하면서부터다. 고정금리형 대출자들은 여전히 연 6~7%의 이자를 내고 있는 반면 변동금리형 대출자들은 최저 연 3%후반대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신규 대출자 역시 연 5~6%대의 변동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고정금리형 대출을 받은 입장에서는 변동금리형으로 '갈아타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변동금리형으로 바꾸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대출 갈아타기는 새로운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갚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기존 대출 원금의 1~2%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억원을 연 7%의 고정금리로 빌린 사람이 연 5%의 변동금리로 바꾼다면 연간 이자 부담을 200만원 줄일 수 있지만 그 전에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내야 한다.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바꿨을 때 금리 인하 폭이 2%포인트는 돼야 실질적인 이득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금리 차이가 1.5%포인트를 넘지 않으면 갈아타기의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개인의 신용도와 은행 거래실적 등에 따라 연 5% 초반~6% 중반이 대부분이다. 높은 경우 연 7%를 넘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 적용되고 있는 고정금리가 연 7%대 후반 이상이면 변동형 대출로 전환해 이자를 줄이는 것이 좋고 금리가 그보다 낮다면 변동금리형으로 바꿨을 때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금리 체계 변경에 따른 부담이 줄어든다. 앞으로 몇 달 안에 3년을 채울 수 있는 입장이라면 잠시 기다렸다가 변동형 대출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미 변동금리형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금리 변동 주기를 바꿔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처음에 대출을 받을 때 6개월 변동형으로 했다면 이를 3개월 변동으로 변경해 낮아진 금리가 빨리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대출 금리가 가계에 큰 부담이 안 되고 추가로 대폭의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면 금리 변동 주기를 길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리상한부 대출도 고려해볼만
현재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8%로 변동형 금리보다 2%포인트가량 높은 만큼 1년 정도 만기로 대출받으려면 변동금리형을 택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변동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만큼 금리가 추가로 오르기가 어려워 보이고,돈을 벌기가 어려워진 마당에 지금 당장부터 높은 이자를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집을 사는 목적에 따라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3~5년 내에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옮길 계획이 있으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10년 이상 거주할 목적이라면 고정금리 대출을 받아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향후 금리 상승이 우려된다면 금리상한부 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리상한부 대출은 기준이 되는 CD 금리가 하락할 때는 금리가 내려가고 CD 금리가 상승할 때는 금리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적합한 대출이다.
다만 금리 상승에 대한 위험을 은행이 부담하는 대가로 고객은 변동금리 대출보다 0.5~1.5%포인트 추가된 금리를 적용받는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신용도가 높은 고객은 연 6% 이하로 금리상한부 대출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은 금리가 연 8%에 이를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금리설계 보금자리론'도 금리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금융상품이다. 최초 3년의 거치기간에는 CD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다가 이후 고정금리로 전환된다. 변동금리는 CD 금리에 2.4%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17일 현재 연 4.81%)에서 정해지고 고정금리는 대출 만기에 따라 10년 만기는 연 6.4~6.6%,15년 만기는 연 6.5~6.7%,20년 만기는 연 6.6~6.8%이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e-모기지론'을 이용하면 금리가 0.2%포인트 인하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저금리 혜택을 얻으면서 장기적으로는 금리 변동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이 금리설계 보금자리론의 장점"이라며 "올 들어 대출액이 매달 2배씩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상품은 우리 신한 기업 외환 SC제일 경남 등 6개 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대출은 신청일 현재 만 20~65세인 무주택자나 취득 5년 이내인 1주택자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만 이용할 수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경기 회복이 빨라지면 금리 역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기간,대출상품의 특징을 잘 따져 유리한 방식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고정금리 대출자의 고민
과거에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고민이 크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이들의 선택은 탁월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급등,이에 연동되는 변동금리형 대출 금리가 연 8~9%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반면 1~2년 전 고정금리형 대출을 받은 고객은 연 6~7%의 이자만 내면 됐다.
상황이 뒤바뀐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CD 금리가 급락하면서부터다. 고정금리형 대출자들은 여전히 연 6~7%의 이자를 내고 있는 반면 변동금리형 대출자들은 최저 연 3%후반대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신규 대출자 역시 연 5~6%대의 변동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고정금리형 대출을 받은 입장에서는 변동금리형으로 '갈아타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변동금리형으로 바꾸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대출 갈아타기는 새로운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갚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기존 대출 원금의 1~2%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억원을 연 7%의 고정금리로 빌린 사람이 연 5%의 변동금리로 바꾼다면 연간 이자 부담을 200만원 줄일 수 있지만 그 전에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내야 한다.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바꿨을 때 금리 인하 폭이 2%포인트는 돼야 실질적인 이득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금리 차이가 1.5%포인트를 넘지 않으면 갈아타기의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개인의 신용도와 은행 거래실적 등에 따라 연 5% 초반~6% 중반이 대부분이다. 높은 경우 연 7%를 넘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 적용되고 있는 고정금리가 연 7%대 후반 이상이면 변동형 대출로 전환해 이자를 줄이는 것이 좋고 금리가 그보다 낮다면 변동금리형으로 바꿨을 때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금리 체계 변경에 따른 부담이 줄어든다. 앞으로 몇 달 안에 3년을 채울 수 있는 입장이라면 잠시 기다렸다가 변동형 대출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미 변동금리형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금리 변동 주기를 바꿔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처음에 대출을 받을 때 6개월 변동형으로 했다면 이를 3개월 변동으로 변경해 낮아진 금리가 빨리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대출 금리가 가계에 큰 부담이 안 되고 추가로 대폭의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면 금리 변동 주기를 길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리상한부 대출도 고려해볼만
현재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8%로 변동형 금리보다 2%포인트가량 높은 만큼 1년 정도 만기로 대출받으려면 변동금리형을 택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변동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만큼 금리가 추가로 오르기가 어려워 보이고,돈을 벌기가 어려워진 마당에 지금 당장부터 높은 이자를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집을 사는 목적에 따라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3~5년 내에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옮길 계획이 있으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10년 이상 거주할 목적이라면 고정금리 대출을 받아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향후 금리 상승이 우려된다면 금리상한부 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리상한부 대출은 기준이 되는 CD 금리가 하락할 때는 금리가 내려가고 CD 금리가 상승할 때는 금리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적합한 대출이다.
다만 금리 상승에 대한 위험을 은행이 부담하는 대가로 고객은 변동금리 대출보다 0.5~1.5%포인트 추가된 금리를 적용받는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신용도가 높은 고객은 연 6% 이하로 금리상한부 대출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은 금리가 연 8%에 이를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금리설계 보금자리론'도 금리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금융상품이다. 최초 3년의 거치기간에는 CD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다가 이후 고정금리로 전환된다. 변동금리는 CD 금리에 2.4%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17일 현재 연 4.81%)에서 정해지고 고정금리는 대출 만기에 따라 10년 만기는 연 6.4~6.6%,15년 만기는 연 6.5~6.7%,20년 만기는 연 6.6~6.8%이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e-모기지론'을 이용하면 금리가 0.2%포인트 인하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저금리 혜택을 얻으면서 장기적으로는 금리 변동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이 금리설계 보금자리론의 장점"이라며 "올 들어 대출액이 매달 2배씩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상품은 우리 신한 기업 외환 SC제일 경남 등 6개 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대출은 신청일 현재 만 20~65세인 무주택자나 취득 5년 이내인 1주택자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만 이용할 수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