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했다"..쿠바 등에 화해 손짓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해외순방은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소원해졌던 미국과 중남미 국가간의 관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를 방문한 뒤 17∼19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의에 참석, 중남미 정상들과 잇따라 회동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가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대가 변했다"고 미국과 중남미간의 새로운 시대의 출범을 선언했다.

그는 "더 높은 파트너도, 낮은 파트너도 없다"면서 중남미 국가들과 평등한 입장에서 관계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세기 가까운 봉쇄 정책을 일부 완화한 쿠바에 대해서는 "쿠바가 구걸할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쿠바의 운영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어떤 신호"라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와 관련, "민주적 관습을 어떤 구조로 하라고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들 국가에 대해 내정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의 일방주의 대신 상호 평등한 입장에서 관계 개선의 출발점을 찾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미주정상회의 참석 길에 남미지역 반미의 선봉에 섰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과도 어떤 식으로든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및 경제 위기가 이번 정상회의의 두 가지 큰 주제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사실상 첫 해외 순방이었던 지난주 유럽 순방을 성공리에 마쳤고, 새로운 미국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 방문에서 마약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에 대한 분명한 지지를 거듭 천명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