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중에 풀려 있는 부동자금 800조원은 유동성 과잉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윤 장관은 16일 국회 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풀려 있는) 800조원은 분명 과잉 유동성"이라며 "우리나라뿐 아니고 글로벌 마켓에 유동성이 과포화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위 소속 강운태 의원(무소속)이 "정부가 92조원의 국채 발행을 시장에서 소화하는 과정에서 부동자금을 흡수해버리는 부작용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장관은 "800조원에 달하는 단기 자금을 별도로 돌릴 방안이 있으면 모를까 그렇게 쉽지 않다"며 "이 많은 유동성을 국채를 통해 일부 흡수해 산업쪽으로 흘러가는 효과를 내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유동성 과잉 상태인 만큼 추경 편성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는 시장에서 소화시킬 방침이며 최근 상황을 보면 소화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본다"며 "한국은행이 인수하는 것은 마지막 카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92조원의 국채 발행 물량 중 상당수는 차환 발행이어서 실제 추경으로 인해 발행되는 물량은 7조원 선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