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는 TV,구미는 LCD(액정표시장치) 메카로 키워내겠습니다. "

15일 오전 경북 구미에서 열린 LG디스플레이 6세대 공장 준공식.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준공식 연단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 7~8월부터 불황이 겹치고 업계가 공급초과 상황을 겪는 상황에서 6세대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월 프리미엄 노트북과 모니터용 시장 공략을 위해 6세대 생산라인을 구미에 증설하기로 했다. 회사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경쟁업체들이 대형 TV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11세대 투자를 논의하고 있는 마당에 6세대로의 회귀가 무슨 말이냐는 지적이 일었다. 하지만 권 사장은 "모니터용 LCD 시장에서 1위를 해보자"며 주변을 설득했다.

◆세계 모니터 시장 1위 도전

LG디스플레이는 구미에 2004년 7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6세대 LCD 생산라인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1조3600억원을 들여 증설한 이번 6세대 생산라인에서 만드는 제품은 16 대 9 비율을 갖춘 노트북,모니터용 패널이다. 올 연말까지 월 6만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에 달하는 생산규모를 갖추게 되는 이곳에서 LG디스플레이는 모니터용 LCD 시장 세계 1위의 꿈에 도전한다. 2008년 매출 기준 세계 모니터 시장 점유율은 16.9%.1등인 삼성전자의 18.7%와 근소한 차이다. 하지만 대만의 CMO(17.9%)와 AUO(15%)가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LCD 시장을 잠식해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공장을 모니터와 노트북용 제품 외에도 TV까지 생산할 수 있는 전천후 생산라인으로 설계했다.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제품 비중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권 사장은 "구미를 세계 IT용 패널의 중심지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시장 "밥 안먹어도 배불러"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로 모두 1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됐다. 1995년 처음으로 구미에 공장을 세운 이후 이 회사가 구미에 투자한 돈은 13조원.장비와 재료 공급회사 1만9000명 등 LG디스플레이와 관련된 일을 하는 인원만도 3만3000여명에 달한다.

준공식에 참석한 남유진 구미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파주에 LCD 공장을 세우면서 지역주민들이 많이 실망해 달래는 것이 일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투자로 구미에 새롭게 일자리가 생겨 1주일간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를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권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소니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안 살 이유가 없다"며 세계 LCD TV 업계 2위인 소니에 TV용 패널을 납품할 의사를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소니에 TV용 LCD 패널 샘플을 보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