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등 외신은 14일 쓰러진 비행기 조종사 대신 운전대를 이어 받아 비상착륙을 성공시킨 한 용감한 남성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인 더그 화이트 씨(56) 가족은 12일(현지시간) 오후 킹 에어(King Air) 소속의 소형 쌍발 제트 여객기를 타고 마르코섬에서 여행을 마친 뒤 플로리다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종사 조 캐벅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비행기를 운전할 조종사를 당장 구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여객기는 조종사가 쓰러지기 전에 다행히도 자동운항 장치로 바뀌어 있어서 한동안은 비행이 가능한 상태였다.
당시 화이트씨는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아내와 두 딸을 뒤로 한 채 조종석으로 향했다. 그의 아내는 심하게 떨고 있었으며, 16살짜리 딸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문제는 1990년에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최근에 싱글엔진이 창착된 비행기 '세스나 172'를 150시간 가량 운전해 본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화이트씨는 라디오를 통해 비상사태를 알리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항공교통관제관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있었다.
항공교통관제관은 화이트씨에게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하는 방법에 대해 세세하게 지시했고, 화이트씨는 침착하게 그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
그러나 화이트씨는 정신을 잃은 조종사를 운전석 밖으로 빼내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는 아내에게 조종사를 옆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지만, 장소가 너무 비좁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결국 조종사를 끈으로 묶어 뒤로 기대게 한 채 제어기 가까이에 앉아 일을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30분 후 화이트씨는 비행기를 근처 포트 마이어스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시켰고, 그곳에는 응급 구조대원이 대기해 있었다. 조종사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의사는 조종사가 왜 사망했는지 아직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화이트씨는 "이 경험은 내게 극도의 공포"였다면서 "나는 내가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구역에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관제관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나는 일요일 오후에 대형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첫 번째 강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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