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존스교회서 부활예배 주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가족을 신자로 모시기 위한 워싱턴 D.C. 교회들의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부활절인 12일 워싱턴 시내 세인트 존스 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세인트 존스 교회에 출석, 로버트 블랙 목사가 집전한 예배와 성찬식에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예배 참석은 지난 1월20일 취임후 처음이다.

취임식 이틀전 일요일에는 워싱턴의 첫 흑인교회인 `19번가 침례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오바마 대통령의 세인트 존스 교회 방문은 작년 5월 `갓댐 아메리카(빌 어먹을 미국)' 발언을 한 제레미야 라이트 목사와 결별하고, 20여년간 다닌 시카고의 트리니티유나이티드 교회에도 나가지 않아온 점에 비춰 드디어 `영혼의 안식'을 구할 교회를 찾은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백악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조슈아 두보이즈 부대변인은 "대통령 가족은 아직 어느 교회에 나갈지 공식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 맞은편에 위치한 세인트 존스 교회는 1816년 창립된 이래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식 당일 예배를 볼 정도로 미국 정치와 밀접한 연관을 맺어온 전통있는 교회로 감리교단 소속 교회이며 `대통령들의 교회'로 불려오기도 했다.

이 교회는 웹사이트에서 "미국의 모든 대통령들이 정기적으로 또는 중요 계기가 있을때 방문해 예배를 봤다"고 자랑하고 있는데 교회내 54번 좌석은 대통령 전용석으로 배정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세인트 존스 교회를 찾은데 대해 일각에서는 워싱턴의 많은 교회들이 그를 신도로 모시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안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조지메이슨대학에서 대통령의 종교문제를 연구해온 마크 로젤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활절에 전임자들처럼 세인트 존스 교회 를 찾은 것은 매우 안전하고, 전통을 따르는 선택"이라면서 "매우 폭넓고, 개방적이며, 종파를 초월한 행보를 보여주려는 뜻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백악관은 그동안 워싱턴 시내 주요 교회에 관계자들을 파견, 예배형식이나 목사의 성향 등을 파악하는 등 대통령이 다닐 교회에 대해 은밀히 사전조사를 해왔고, 현재 19번가 침례교회, 유나이티드 교회 , 갈보리 침례교회, 내셔널 시티 크리스천 교회 등이 주요 검토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