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G) 이동통신 전국서비스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났다. 3G 가입자가 2000만명에 육박할 만큼 대중화됐지만 3G 서비스의 상징인 영상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아직 '보는 전화'보다 '듣는 전화'가 익숙한 탓이다. 그러나 영상 관련 서비스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영상전화 외에도 영상회의,영상채팅,영상라이브방송,영상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왔다. 특히 영상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카메라가 부착된 청소로봇을 원격 제어하고 집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3G 영상서비스는 보안과 헬스케어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휴대폰으로 로봇청소기 원격 작동

KTF는 최근 휴대폰 영상통화 기능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집안 내부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작동할 수 있는 로봇청소기(모델명 CW100)를 내놓았다.

로봇 제조업체 마이크로로봇과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통신 칩을 내장한 로봇청소기에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면 언제 어디서나 원격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3G 휴대폰으로 로봇청소기에 영상전화를 건 뒤 로봇청소기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집안 곳곳의 청소상태를 살필 수 있다. 화면을 보면서 휴대폰 버튼을 이용해 청소기를 전후 좌우로 조종할 수 있다. 동작 정지나 충전,전체 자동청소 등의 기능도 갖췄다.

기존 로봇청소기가 단순히 청소 기능에 머물렀다면 '영상통화 로봇청소기'는 영상을 통해 원격으로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모니터링까지 할 수 있다. 예컨대 집에 혼자 있는 애완견이나 어린 자녀가 안전한지,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잘 계신지 영상으로 보고 통화도 할 수 있다. 로봇 청소기의 가격은 50만원(부가세 별도)이며 일반 휴대폰을 살 때처럼 KTF 대리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청소기를 작동시킬 때 발생하는 통신 요금은 월 5000원이다.

◆교통정보 CCTV도 휴대폰으로 확인

영상통화폰을 이용하면 교통정보도 실시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KTF는 휴대폰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도로 및 전국 고속도로의 실시간 교통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CCTV(폐쇄회로TV)서비스를 제공한다. 교통정보에 영상통화 기능을 접목한 생활형 서비스다.

KTF의 '쇼 CCTV 교통'서비스는 93개 고속도로 구간과 서울시내 127개 주요 도로의 CCTV 영상을 제공한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거나 주말에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유용한 서비스다.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싶은 구간을 선택하면 해당 지점의 CCTV를 통해 양방향 교통흐름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영상정보는 초당 7프레임으로 휴대폰에 전송돼 영상의 끊김현상을 최소화해 정체,서행 등 도로교통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교통속보 조회도 가능하다. 월 이용요금은 4000원이며 공휴일 · 주말에만 이용할 경우 월 2000원이다. SK텔레콤도 'T 라이브 교통정보'를 통해 경부 · 중부 · 서해안 · 영동 등 전국 4개 고속도로 62개 구간의 CCTV 실시간 동영상을 제공한다. ##1333과 영상통화 버튼을 눌러 사용할 수 있다. 별도 가입이 필요없으며 정보이용료는 건당 300원이다.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아이 지킴이

영상통화는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모니터링 용도로 활용된다. KTF가 매크로아이와 함께 선보인 '쇼케어'는 특정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휴대폰으로 실시간 영상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CCTV 기능을 하는 담뱃갑 크기의 쇼케어 단말기를 모니터링하고 싶은 장소에 놓고 휴대폰으로 영상전화를 걸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놀이방에 있는 아이가 궁금할 때 놀이방 중앙에 쇼케어 단말기를 두고 영상전화를 걸면 아이가 놀이방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매장의 보안 상태를 확인하거나 시골에 계신 노모가 걱정되는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 3세대 이동통신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음성통화도 가능하다. 쇼케어 단말기 가격은 25만3000원,월 이용요금은 1만2000원이다.

SK텔레콤은 PC에 설치된 카메라를 활용해 원격 모니터링을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 PC의 웹캠 화면을 휴대폰으로 보면서 PC의 스피커를 통해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어 실제 CCTV를 활용한 감시 서비스와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 방법은 영상모니터링 클라이언트를 PC에 내려받아 설치한 뒤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휴대폰에서 ##0565와 영상통화 버튼을 눌러 접속하면 된다. 월 이용요금은 3000원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 영상 변화를 감지해 문자를 보내주거나 영상을 녹화 · 캡처하는 기능 등 다양한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의료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 접목

3G 이동통신은 의료 헬스나 교육 분야에도 활발하게 접목되고 있다. 병원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를 시범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엔 응급치료 분야에도 통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GE헬스코리아는 KTF와 함께 심장정지 환자의 신속한 응급처치와 후송을 위해 전기충격으로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의료기기인 자동제세동기(AED)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AED 단말기에 통신모듈을 탑재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3G 이동통신을 통해 응급 의료기관에 응급 상황을 전파해 신속하게 구급차가 출동할 수 있도록 한다. 두 회사는 5월까지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영상통화 기능을 이용해 영어 선생님과 얼굴을 보며 회화공부를 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KTF는 지난해 지오엠씨와 함께 '쇼 엠씨스퀘어 폰'을 출시했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엠씨스퀘어 기능을 휴대폰에 탑재한 것으로 별도 단말기 없이 휴대폰으로 엠씨스퀘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닝(e-Learning)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학습 콘텐츠도 제공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