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기본요금 2위안(한화 390원)인 택시가 등장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沈陽)시 수지아툰(小家屯)구에서 11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이 택시는 1㎞까지 기본요금이 2위안에 불과하고 이후 500m마다 1위안의 요금이 할증된다.

기본요금 8위안인 일반 택시의 기본요금 거리가 8㎞인 점을 감안하더 라도 파격적인 요금이다.

게다가 일반 택시에 비해 훨씬 깨끗한 신형이어서 승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선양 시정부는 우선 150대를 운행키로 했으며 조만간 운행 차량을 3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택시는 그러나 영업구역이 수지아툰과 선양남역까 지로 제한되며 선양시내에서는 운행할 수 없다.

시 당국이 초저가 택시를 수지아툰에 투입한 이유는 잦은 사 고의 원인이 되는 삼륜차 불법 영업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농촌지역인 수지아툰은 리어카와 자전거를 결합시킨 인력거와 소형 삼륜차들이 2-3위안을 받고 영업을 하고 있어 택시기사들의 불만이 고조돼왔으며 빈번한 사고로 시 당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싼 요금 덕에 승객들이 선호하면서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선양에서 2위안짜리 택시의 등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 당국은 역시 불법 삼륜차 운행이 기승을 부렸던 선베이신취(沈北新區 )에 2위안 택시를 도입해 삼륜차를 퇴치시키는데 재미를 봤다.

주민들은 대체로 2위안짜리 택시를 반기고 있 으며 '2위안 택시' 기사들도 승객들이 많아 돈벌이가 된다며 싱글벙글이다.

운행 3일째라는 30대 택시기사는 "매일 55위안을 회사에 내야 하지만 오늘 오전에만 100위안을 넘게 벌었다"며 "하루 150위안 벌이는 족히 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일반 택시기사들이 하루 100위안 안팎을 버는데 그치는 것에 비해 확실히 나아 보인다.

이 때문에 삼륜차나 인력거를 운행 하는 사람들도 심각하게 전직을 고민하고 있다.

수지아툰에서 만난 50대 삼륜차 기사는 "사람들이 아직 잘 몰라서 당장은 큰 타격이 없지만 결국 도태되지 않겠느냐"며 "시 당국이 새 택시를 700대까지 늘릴 것이라는 소문도 있어 저가 택시기사 로 전직할 생각을 하고 있지만 희망자들이 워낙 많아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물론 일반 택시기사들은 이 저가 택시가 반가울 리 없다.

한 택시기사는 "경제가 나빠 가뜩이나 영업이 안되는데 저가 택시가 등장하면서 수지아툰에서 손님 태우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영업구역을 제한했다고는 하지만 선양시내까지 들어와 편법 영업을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