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가입이 가능한 온라인 펀드 출시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른 투자권유준칙 시행으로 일선 지점에서 펀드를 팔려면 고객성향진단이나 투자확인서 등을 받아야 하지만 온라인 펀드는 가입자가 이런 과정을 스스로 처리하는 등 절차가 간편해 자산운용사들이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수수료도 지점에서 판매되는 펀드에 비해 최대 1%포인트 싸다는 점도 메리트다.

10일 펀드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새로 만들어진 온라인 펀드는 29개로 전체(149개)의 19.5%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온라인 펀드 비중이 각각 6.5%,8.5%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1999년 첫선을 보인 온라인 펀드는 모두 433개로 불어났다.

온라인 펀드들은 '미래에셋차이나A셰어주식형자1(H)-Ce''삼성WTI원유파생종류형1Ce''KB스타한국인덱스주식C-E' 등과 같이 보통 펀드명에 'E'나 'e' 등이 붙는다. 오프라인 펀드보다 연 0.1%포인트에서 최대 1%포인트까지 수수료가 저렴하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자사 대표펀드들의 온라인 상품을 내놓으며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은행 · 증권 등 판매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보수를 챙길 수 있도록 지점 창구에서만 파는 펀드를 출시했었다.

올 들어 나온 '한화꿈에그린주식1(e)' '동양매직국공채1C-e' 등 8개 온라인 펀드는 지점에서 판매된 지 1년 정도 지난 상품이다.

특히 '알리안츠 GI 코스피200플러스알파파생상품B-1(C/C(E))'은 2002년 3월 첫 출시된 지 7년 만에 온라인 판매상품으로 나왔다.

유리자산운용도 20여개 증권 · 은행 창구로만 판매하던 '유리스몰뷰티주식'의 온라인 상품을 내놓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투자설명서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온라인 판매 전용으로 나오는 펀드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일 국내 최저 수수료(0.28%)의 온라인 전용 인덱스펀드인 '한국투자크루즈T2.8인덱스파생A1호'를 내놨으며 대우증권도 '산은차세대e-fun주식형'을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했다.

이처럼 온라인 펀드들이 쏟아지는 것은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까다로운 투자권유준칙을 피해 쉽게 펀드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펀드몰에 가입 절차에 필요한 시스템만 만들어 놓으면 고객이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에 펀드 판매 과정에서 책임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권유준칙 시행으로 창구에서 펀드를 판매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 판매사들까지 온라인 펀드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훈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연구위원은 "펀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투자자라면 비용이 싼 온라인 펀드 가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앞으로 온라인 펀드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