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때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세 딸을 잃은 팔레스타인인 의사 이제딘 아부 알-아이쉬(55) 박사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고 범 아랍권 일간 앗-샤라크 알-아우사트가 6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국무부는 아부 알-아이쉬 박사를 '평화의 투사'라고 지칭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뒤 "인도주의적 공헌을 인정해 그에게 벨기에 명예시민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아부 알-아이쉬 박사는 가자 전쟁이 종결되기 이틀 전인 지난 1월 16일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세 딸을 잃은 사연이 TV 방송을 통해 소개된 이후 전쟁 피해자들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는 TV에서 자신의 세 딸이 가자 전쟁의 마지막 희생자가 되길 바라고, 딸들의 죽음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평화를 가져오는 밑거름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해 많은 시청자를 눈물짓게 했다.

그의 뼈아픈 사연이 큰 관심을 끌자 이스라엘군은 지난 2월 초 자제 조사를 벌여 탱크에서 발사된 두 발의 포탄으로 아부 알-아이쉬 박사의 아파트에 있던 딸들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고 애도를 표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당시 아부 알-아아쉬 박사의 아파트 건물 옥상에 하마스 무장조직의 저격수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발견해 포격했고 발포 후 비명이 들려 즉각 사격을 중지했다면서 결렬한 전투가 벌어진 전장 상황에서 포격은 '정당한(reasonable)'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부 알-아이쉬 박사는 아파트가 피격될 당시 건물에 무장대원들이 없었다고 반박하면서도 "진실이 밝혀져 신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 의학을 공부해 히브리어가 유창한 아부 알-아이쉬 박사는 다섯 달 전에는 아내를 암으로 잃었고, 그의 다른 딸 샤다르(17)는 포격에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