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장 예정 종목들이 거래되는 장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공모주 청약에 자금이 몰리면서 웃돈을 주고서라도 상장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6일 장외거래정보 제공업체 피스탁에 따르면 주요 장외 종목 중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1만8250원에서 220.55% 급등한 코오롱생명과학으로 나타났다.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는 바이오 · 의약 · 환경소재 전문기업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장외시장에서 5850원(11.11%) 오른 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만3500원의 두 배인 4만7000원으로 정해지고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더라도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밖에 지난주 청약을 마감한 의료기기 업체 뷰웍스가 올 들어 128.1% 오르고,반도체부품 전문기업 에스앤에스텍도 지난달 4일 이후 한 달 새 124.1% 오르는 등 코스닥시장 상장 예정 종목들의 주가는 대체로 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주 공모를 진행하는 기계제조업체 에이테크솔루션은 지난달 10일 이후 94.4%,밸브전문기업 엔에스브이는 1월23일 이후 32.0%,의류기업 에스티오는 지난달 16일 이후 9.4% 올랐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15.42%,34.90%씩 오르며 각각 1300포인트,450포인트에 근접한 가운데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던 장외시장이 상장 예정 주식들의 호조를 바탕으로 힘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프리IPO(기업공개) 종목과 비상장 대형 우량주가 장외시장의 두 축"이라며 "최근 프리IPO 종목들의 선전을 바탕으로 다른 한 축인 비상장 대형 우량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초만 해도 프리IPO 종목들의 장외시장 주가는 부진했다. 지난해 말 증시 급락에 따라 공모가 줄줄이 연기된 후유증 탓이었다. 지난 1월16일 올해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의약품 기업 메디톡스는 상장 전날 주가가 공모가를 불과 50원 웃돌았으며,일주일 뒤 거래가 시작된 자동차 부품업체 대성파인텍과 통신장비 기업 유비쿼스는 올 들어 상장 전까지 각각 17.4%,12.3% 하락한 상태였다.

이같이 홀대 속에 증시에 입성했지만 메디톡스가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오르는 호조를 보이는 등 새내기주 대부분이 높은 수익률을 얻자 공모시장에 관심이 몰렸고,자연스레 장외시장으로 옮겨갔다는 설명이다. 공모가가 대개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해진 것도 매력을 더했다.

이 같은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인식 대표는 "상장 예정 기업이나 상장심사를 통과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며 "2007년에도 에스에너지 오스템임플란트 등이 공모가의 몇 배까지 올랐지만 상장 후 주가가 빠지며 큰 후유증을 남겼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차원식 피스탁 기업분석팀장은 "장외에서 다소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매수하기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이 적은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며 "아직 많이 오르지 않은 장외 삼성그룹주,현대그룹주 등 대기업 우량주식에 대한 중장기 투자도 고려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