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시중 은행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기업 고객이 무너지면 은행은 물론 경제 전체가 무너지기 때문에 고통 분담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특히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에 발맞춰 태양광 발전사업 등 친환경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증서 담보대출 및 어음할인 요율을 최대 1%포인트 인하하고 대출 연체시 부과하는 연체대출 금리도 최대 3%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청 수출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과 손잡고 수출 초보 기업들을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선발한 500개의 초보 기업들을 지원,연간 5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프로그램이다. 국민은행은 4년여의 프로젝트 기간 중 최대 8000억원의 원화 무역금융과 20억달러의 수출환어음 매입(수출 네고)을 저금리로 지원한다. 또 환율 우대,예금금리 우대 등 은행 거래 전반에 대한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최근 아예 조직을 개편했다.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영업점과 개인영업점을 통합한 것.전 행원이 합심해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하나은행은 특히 중소기업들의 수명 주기에서 단계별로 발생하는 자금 수요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주고 있다. 우량 발주처와 공사 계약을 체결한 중소 건설사들을 위해 공사대금을 지원하는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금리를 0.35~1.10%포인트 감면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금은 돈이 많이 필요하지만 향후 사업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 로봇산업,LED산업 분야의 기업들에 다양한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저금리 시기에 기업들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기업파트너적금'을 출시했다. 가입시 기본금리는 1년 연 2.2%,1년 초과 2년 이하는 연 2.8%,2년 초과 3년 이하는 연 3.0%이며 추가 우대금리는 신규 가입시 최고 0.4%포인트,적금 만기시 최고 0.6%포인트까지 제공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도 활발하다.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발전사업자에게 시설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신한솔라파워론',우리은행은 '우리그린솔라론',외환은행은 '마이솔라파트너론' 등의 이름으로 비슷한 상품을 팔고 있다.

이 밖에 친환경 업체들에 대한 각종 금융 지원 상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에너지,폐기물 처리 관련 우량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신한 BNP파리바 봉쥬르 클린월드 주식투자신탁' 등이 대표적이다.

예금 고객이 기부에 동참하도록 해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하는 예금상품들도 많이 나왔다. 기업은행은 이달 초 '녹색성장예금'을 출시하고 실적에 따라 최고 1억원을 녹색성장 관련 사업에 기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판매수익금의 50%를 '맑은 서울 만들기' 관련 사업에 기부하는 '저탄소 녹색통장'을 내놓기도 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