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원금 손실 피해가 속출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이 최근 주가 상승과 함께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증시 반등 외에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ELS가 대거 등장한 점도 인기 회복의 배경이다. 또 원금 보장이나 원금 부분 보장 등으로 안전성을 높인 점도 틈새 투자상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의 경우 ELS는 금융위기에 따라 원금 손실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다. 작년 6월 3조6000억원을 넘어섰던 ELS 발행액은 금융위기 여파로 11월엔 95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12월부터 매월 증가세를 보이며 올 2월에는 4237억원까지 회복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파생상품담당 연구원은 "아직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3월에도 2월보다 ELS 발행이 늘었다"며 "ELS 구조가 안정적이고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탈바꿈하면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히 ELS 시장의 위험자산이라 할 수 있는 원금 비보장형 ELS 비중이 애초 90%대에서 작년 12월 50%까지 급감했다가 올 2월에는 88% 수준까지 올라섰다"며 "ELS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연하게 증시가 회복하고 있는 덕도 있지만 과거보다 ELS 상품구조가 안정적으로 진화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가령 삼성증권이 2월 선보인 '슈퍼 스텝다운' ELS는 안전성을 대폭 강화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일정기간 주가가 장중 가격을 포함해 일정 수준 이하까지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했던 과거 ELS와 달리 조기 상환일 시점의 주가만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을 따지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손실 가능성을 크게 낮춘 '베스트스텝다운형ELS'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상품은 만기에 원금 손실 조건이 발생했을 경우 두 종목 중 주가가 높은 종목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확정하는 구조다.

두 종목 중 낮은 종목의 수익률로 수익이 결정되는 기존 ELS보다 손실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원금 손실 구간에서도 플러스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원금 비보장형 ELS 구조가 이처럼 진화하면서 지난해 아픔을 겪었던 투자자들도 다시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원금 손실이 우려스러운 투자자들에게는 원금 보장형이나 원금을 80~98%가량 보장하는 원금 부분 보장형 상품이 적합하다.

이중호 연구원은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중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원금 부분 보장형 ELS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과거 ELS에 아픈 기억이 있는 투자자라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