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대우증권빌딩 로비에는 수십여개의 철쭉 화분이 가득하다. 1층 영업점을 방문한 한 고객은 3일 "최근 증시 분위기가 좋아 투자상담을 받으러 나왔는데 활짝 핀 꽃을 보니 봄기운이 물씬 느껴진다"며 미소를 지었다.

여의도 증권가는 연초의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확 가시고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가 한 달여 만에 300포인트 가까이 치고 올라오면서 객장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늘기 시작해 영업직원들의 얼굴도 한층 밝아졌다. 지난해 주가 폭락으로 펀드 손실은 여전히 크지만 최근 지수 반등으로 손실폭이 다소 줄어든데다 직접 투자에 나선 고객들은 짭짤한 수익을 올려 증권맨들은 "이제 좀 살 것 같다"는 반응이다.

동양종금증권 청량리지점 관계자는 "신규 계좌를 트거나 유망종목을 물어오는 상담 건수가 올 들어 20~30%가량 늘었다"면서 "특히 펀드 손실에 대해 항의하는 투자자들이 거의 없어져 한시름 놓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살아나면서 애널리스트의 시황관도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며 낙관 무드로 선회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부동산시장도 개선 조짐이 나타난다"면서 "활짝 핀 진달래처럼 붉게 물든 한국 증시의 봄을 충분히 즐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선 지점에서 투자설명회를 해달라,유망종목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면서 더욱 바빠졌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한 지점에서 설명회를 해달라는 요청이 작년엔 통틀어 두세 건 정도였지만 요즘은 두어달에 한번 꼴로 늘었다"면서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투자자의 참여율도 높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주 1~2회에서 최근엔 3~4회로 많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업탐방 횟수가 크게 늘어 일주일에 3~4개 기업 방문은 기본이고 평일에도 지방 출장까지 가는 일이 잦아졌다"고 귀띔했다.

한동안 뜸했던 증권사 투자정보팀과 펀드매니저 간 정보모임도 활발해졌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얼마 전만 해도 참석자가 5명 내외였는데 최근엔 11명 전원이 나와 깜짝 놀랐다"면서 "좋은 종목을 찾기위해 교환하는 정보량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