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전북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에서 수습된 금동사리호에서 사리 12과(顆)와 다량의 구슬 등이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일 금동사리호를 X선으로 투시한 결과 사리호 안에 내호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사리 내호의 분리 및 수습을 위해 금동사리호를 개봉했다고 밝혔다. 개봉 결과 사리 내호에서 진신사리로 추정되는 사리 12과와 다량의 구슬,성분을 알 수 없는 유기질 분말 등이 수습됐다. 사리 내호는 높이 5.9㎝,어깨 폭 2.6㎝ 크기로 보주형(寶柱形) 꼭지가 달린 뚜껑과 긴 목,둥근 어깨의 동체(胴體),동체부를 분리할 수 있는 구조 기법,연판문(연꽃무늬) 팔메트문(세잎넝쿨문) 어자문(魚子文)을 배열한 문양 등 전반적으로 외호와 유사하다. 그러나 외호와 달리 뚜껑과 동체 상부가 일체형으로 제작돼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X선 형광분석기로 성분을 분석한 결과 외호는 금동제,내호는 금제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또 "미륵사지 석탑에서 나온 사리장엄 유물에 대한 본격적 보존처리와 함께 성분 분석,제작기법 등에 대한 과학적 조사도 병행해 그 결과를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불교사를 전공한 박상국 문화재위원은 "탑에 봉안된 모든 사리는 진신(眞身)사리"라며 "당시의 불교적 열정에 비춰봤을 때 진신사리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불교사상사 전공인 김상현 동국대 교수도 "이번에 발견된 사리가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인지 여부보다는 당시 백제인들이 이 사리를 부처님의 사리로 여겨 봉안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