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프레스데이)부터 시작되는 서울모터쇼에서 GM대우의 신형 미니밴 '올란도'를 볼 수 없게 됐습니다. GM대우는 당초 올란도를 아시아 최초로 서울모터쇼에 선보일 계획이었는데,최근 서울모터쇼조직위 측에 전시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이른바 아시아 프리미어(Asia Premiere) 한 개가 사라진 거죠.(올란도 전시 취소 소식은 이 블로그가 처음입니다.)

올란도는 작년 10월 파리모터쇼에서 시보레 브랜드로 처음 데뷔했고,이후 국제 모터쇼마다 빠짐없이 등장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내 유일의 세계자동차공업연합회(OICA) 공인 국제모터쇼인 서울모터쇼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더구나 올란도는 GM대우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차량입니다. 아키텍처(델타2) 정도만 GM 산하 독일 오펠에서 갖고 왔을 뿐,나머지는 대부분 GM대우가 도맡아 개발했지요. 디자인도 GM대우가 맡았구요.

7인승 5도어 미니밴인데,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왜건의 장점을 두로 결합한 크로스오버 스타일입니다. 연비와 실용성,다목적 공간활용 등의 특징을 갖췄다는 게 GM대우 측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GM대우는 왜 올란도를 서울모터쇼에서 전시하지 않기로 했을까요?

그 이유에 대해 GM대우 측은 "차세대 경차 M300(프로젝트명)을 포함해 다른 신차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인 시보레 볼트 등 다른 눈길 끄는 차량을 포함해 22대나 선보이는 상황에서 좀 궁색한 이유로 들렸습니다.

진짜 이유는,"올란도를 전시할 이유가 사라져 버렸다"는 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GM대우는 당초 올란도를 올해 국내에서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입니다. 신차 생산을 위해선 추가 생산설비를 깔아야 하는데 그럴 만한 유동성이 부족하고,또 요즘같은 고유가 상황에서 미니밴을 내놔봐야 얼마나 팔릴 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올란도는 추후(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국내 군산공장 및 중국에서 전량 생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는 북미공장에서도 생산될 예정이었는데,시장상황 악화로 취소됐다고 하는군요. 결정적으로 현지 경기침체 심화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덩치 큰 미니밴이 설 자리가 없어진 거죠.

올란도 출시계획이 뒤로 밀린 후,GM대우가 올해 내놓을 신차는 1000cc 경차인 M300 한 차종으로 줄게 됐습니다.

문제는 내년 역시 올란도 출시가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GM대우는 올란도를 1~2년 안에 내놓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이 차를 서울모터쇼에 자신있게 내놓는 게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 [조재길 기자 자동차 세상]GM대우, 서울모터쇼서 올란도 전시취소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