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강력한 시장조치에 따라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사 퇴출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퇴출이 확정된 회사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금전적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퇴출이 확정된 코스닥 시장의 13개 상장업체는 2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정리매매를 실시한다. 정리매매제도는 투자자들이 투자자금을 단 한푼이라도 더 회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정리매매 기간동안 투자자들은 최소 50%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들은 그러나 투자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재무제표 등을 꼼꼼히 살펴 훗날 기업의 회생을 기대하거나 정리매매가 시작된 이후 2~3거래일에 주식을 매도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권했다.

상장이 폐지된 이후에도 나름대로 수익모델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들의 경우 장외거래 시장인 프리보드에 상장할 수 있다. 투자자들도 이곳에서 보유주식으로 매매가 가능하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리매매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부분 거래정지 전 주식가격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보유중인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지 않게 하려면 보다 분석적인 사고를 통한 주식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리매매기간 중 첫거래일 보다는 2, 3거래일에 주식을 파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리매매 첫 거래일에는 매우 낮은 가격에서 호가가 형성되기 때문에 큰 손실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리매매 기간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가격형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투매가 나오는 첫거래일 주식을 팔기보다는 이후에 매도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투자를 오히려 권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지난해 국내 최고의 수익률 게임인 한경스타워즈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이현규 한화증권 대치지점 차장은 "회사 관계자와 전화통화 등을 시도하며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어차피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나,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나중에 이 기업이 주식시장에 다시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올해 주식시장에서 쫓겨나기는 했지만, 매출이 발생하는 수익모델만 확고하다면 충분히 회생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수익모델이 없는 껍데기 회사에 투자했다면 단 한푼이라도 회수하는 게 맞다"고 충고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애널리스트는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잘 팔고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는 회사에 투자한 돈을 회수해야 할 상황이라면 가격제한폭이 없는 점을 이용해 투자자들끼리 '머니게임'을 벌일 수 있기 때문에 과감히 미련을 버리고 매도하는 게 바람직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