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도 다른 대회와 다를 것은 없다. 특별히 준비한다기보다는 지금처럼 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

2009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역대 최고 점수로 '피겨퀸'에 등극한 김연아(19 · 고려대 · 사진)가 31일 인천공항에서 입국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도 제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김연아의 입국 행사는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를 비롯해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들이 모두 참가해 국가원수급 의전을 방불케 했다. 김연아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10여명의 경호원이 주위를 둘러싸 일반인의 접근을 막았다. 입국심사대에서도 김연아는 외교관 전용 출구를 이용,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받았다. 수하물대에서도 관계자들이 짐을 일찍 찾도록 도와주면서 김연아는 착륙 10여분 만에 입국장으로 나설 수 있었다. 다음은 김연아와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가장 잘 하고 싶었고 선수 생활 중 가장 중요한 대회였는데 정상을 밟아 뜻깊다. 올림픽 전에 좋은 연습이 됐다. 주변의 많은 분들,캐나다 코치진 등 많이 도와줘서 힘을 낼 수 있었다. "

▶귀국해 보니 어떤 느낌이 드나.

"큰 대회였고 좋은 성적을 내 이번에 더 많은 분이 공항을 찾아주셨다. 월드 챔피언 타이틀은 나를 포함해 모든 선수의 꿈이다. 동메달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좋은 상황에서 좋은 연기를 하고 챔피언이 돼 만족스럽다. 다음 올림픽에서도 꿈을 이루겠다. "

▶동계올림픽 준비 계획은.

"이번 경기에 좋은 점수를 얻었는데 조금 실수도 있었고 스핀 등을 경기 전에 점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앞으로 그런 실수가 없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이 내 실력을 다 발휘해 실수 없이 하는 것이 목표다. 조금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좋았다. 이 성적을 유지하겠다. 지금 가장 중요한 대회는 올림픽이다. 시즌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생각을 못해봤지만 다음 시즌에 잘 맞는 프로그램을 선곡하고 준비해야 겠다. 올림픽이라 특별히 준비한다기보다는 지금처럼 해 나갈 것이다. 이름만 올림픽이지 같은 대회이기 때문에 가진 실력을 잘 발휘하도록 하겠다. "

국민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김연아의 우승에 기뻐했는데.

"경기를 치를 때마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고 경기를 보러 오는 사람도 많아져 편안했고 힘도 얻었다. 감사한다. 앞으로도 피겨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줬으면 하고 다음 시즌 올림픽도 기대하고 응원해 달라.열심히 하겠다. "

한국에 있는 동안 하고 싶은 일이나 먹고 싶은 것은.

"캐나다에서 계속 훈련해 친구나 아는 분들 얼굴도 못 보고 한국이 많이 그리웠다. 오게 돼 기쁘다. 시즌이 끝나 마음이 편하다. 친구도 만나고 많이 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 "

국내 일정은.

"운동만 했지 응원하는 입장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축구 경기 응원을 한다. 한 달 정도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서 훈련도 하고 4월 말 아이스쇼 준비도 잘 하겠다. "

힘들게 훈련해 정상을 밟았는데 나중에 2세가 생긴다면 운동을 시킬 생각이 있는지.

"아주 먼 미래인데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봐서 어려움,고통을 잘 안다. 그래서 나로 끝낼 것 같다. "

챔피언이 되는데 원동력은.

"선수생활을 되돌아 보면 주니어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것이 지금까지 유지됐다. "

피겨 꿈나무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예전보다 어린 나이에 피겨를 시작하는 선수가 많고 기량도 좋아졌다. 나도 어렸을 때 그랬듯이 목표를 두고 포기하지 않고 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선수들이 연습할 링크장도 많아졌으면 한다. "

은퇴 뒤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어릴 때부터 피겨를 계속 해왔고 제일 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아이스쇼나 피겨 쪽으로 활동할 것이다. 아직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지금으로서는 프로 선수로 활동하고 싶다.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