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영화 관람객이 지난 10년 중 요즘 가장 많습니다. 과거 경제 불황기에도 비슷한 패턴이었지요. 영화는 비교적 싼 값에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어두운 현실에서 벗어나 영화 속에서 웃고 즐기기를 원하거든요. "

미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가장 재능있는 감독 겸 제작자로 꼽히는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애니메이션 CEO(59 · 사진)가 신작 3D 애니메이션 영화 '몬스터 vs 에이리언'의 국내 개봉(4월)을 앞두고 내한,26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영화는 처치곤란했던 괴물들이 지구를 침략한 에이리언에 맞서 인류의 희망으로 떠오르는 스토리를 뛰어난 입체영상으로 다뤘다. 2D로 제작해 상영관 환경에 따라 3D로 전환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3D로 만든 뒤 2D로 전환했다. 그래서 화질이 더욱 선명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특수 입체안경을 쓰고 보면 캐릭터들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의 제작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겁니다. 피터 잭슨과 제임스 카메론,조지 루카스,스티븐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 일급 감독들이 요즘 모두 이런 방식으로 3D 영화를 제작하고 있어요. 할리우드의 새로운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드림웍스는 지난해 1억5000만달러씩을 투입한 '쿵푸팬더'와 '마다가스카2'로 전세계에서 12억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이번에 개봉하는 '몬스터 대 에이리언' 역시 뛰어난 3D 영상으로 많은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카젠버그는 재미있는 스토리야말로 영화의 가장 중요한 흥행요소라고 말했다. "5년 전 제작에 착수한 영화가 있다고 합시다. 그 스토리가 상영 시점에서도 여전히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검증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합니다. 이런 점에서 실사영화보다 애니메이션의 흥행력이 높다고 봅니다. "

실제로 스필버그 감독이 이끌던 드림웍스의 실사영화는 몇 차례 흥행 실패로 파라마운트에 인수당했지만 카젠버그의 애니메이션 부문은 뉴욕 증시에 상장돼 건재하고 있다.

"한국은 매력적인 영화시장입니다. 국내 영화와 외국 영화가 나란히 흥행에 성공하는 시장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거든요. 한국 영화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

월트디즈니의 사장을 지내기도 했던 카젠버그는 아이즈너 회장과 의견 대립으로 회사를 그만 둔 후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게펜 레코드의 회장 데이비드 게펜과 함께 드림웍스를 설립했다. 애니메이션 '개미'를 비롯 '샤크' '슈렉' 시리즈 등을 제작해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