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추경에 편성의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 급등했다. 테마주 상승효과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해 420선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25일 코스닥지수는 6.90포인트(1.67%) 오른 419.29로 마감,연중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코스피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에 힘을 내며 상승세로 마감한 것과 달리 코스닥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테마주들이 급등하며 장중 내내 강세를 유지했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른 직접적 효과가 중소형 종목에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전날 추경예산으로 28조9000억원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1998년 외환위기 때 편성했던 13조9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정부 지원이 가시화되면서 단발성 호재에도 테마주들이 크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녹색성장 산업에 2조5000억원가량이 배정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련 테마주가 힘을 받았다. 원자력발전 관련주가 무더기 상한가를 친 것을 비롯 최근 들어 상승탄력이 주춤했던 풍력부품주들도 다시 힘을 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관련주와 LED(발광다이오드) 종목들도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닥시장에서 원자력 발전 관련주로 분류되는 범우이엔지 티에스엠텍 비엠티 모건코리아는 이날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눈길을 끌었다. 일진에너지도 8.98% 오르는 호조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재개에 나서 국내 업체들의 수혜효과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원전 해외진출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적극적인 예산지원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이경자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최근 30년간 가장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한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태웅을 비롯한 풍력부품주도 강세를 보였다. 현진소재가 7.89% 상승했고 평산이 7.21%,용현BM은 5.17% 올랐다. 태웅도 1.38% 오르며 서울반도체와의 격차를 벌렸다. 현대중공업 등 국내 풍력발전 사업자들이 컨소시엄을 설립해 풍력발전기 수출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LED분야에선 서울대와 양해각서 체결 소식을 전한 유양디앤유가 상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루멘스(5.87%) 대진디엠피(4.81%)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하이브리드 관련주인 유가증권시장의 삼화전기(8.75%) 삼화전자(7.23%)와 코스닥시장의 아트라스BX(6.91%) 필코전자(3.29%) 뉴인텍(3.27%) 등도 동반 상승했다.

변준호 KB투자증권 스몰캡 파트장은 "실질적인 예산편성에 따라 녹색산업에서 기술개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컸던 관련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효과도 클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당초 7910억원에서 1조2000억여원으로 예산규모가 확대된 '4대강 정비사업' 관련 수혜 기대주에도 관심이 몰렸다. 코스닥시장의 홈센타(3.84%) 삼목정공(2.77%)과 유가증권시장의 삼호개발(3.51%) 등의 주가 흐름이 좋았다. 전날 지식경제부의 바이오시밀러 지원 기대감에 급등했던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은 기관 매수세가 몰리며 0.98% 올라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가 힘을 받으면서 재료를 보유한 개별종목에 관심이 집중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관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도주가 오전장 풍력에서 오후에는 원자력으로 바뀌는 등 시장변화가 빠르다"며 "정책 수혜종목을 딱히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발빠른 매매로 단기차익을 얻으려는 거래가 급증해 주가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