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조직폭력배와 전쟁'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조직폭력배들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등 사건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 대응을 무색케 하고 있다.

24일 오후 3시쯤 호주 수도 캔버라 남부 교외 키스홈의 한 주택에서 48세 및 57세 남자 2명이 총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인근 주민들은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으며 곧바로 경찰이 도착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20세 남자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숨진 남자들 가운데 1명은 호주 최대 폭력조직 레벨스모터사이클클럽 조직원인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이번 총격 사망 사건이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는 마약거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레벨스는 지난해 10월 시드니 서부지역에서 상대방 조직인 반디도모터사이클클럽과 총기 난사 등으로 보복전을 펼쳤다.

이날 사건은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이 반디도 조직원을 시드니 서부 자택에서 검거한 직후 발생했다.

경찰 10여명은 반디도의 패러마타 지부 조직원 마흐무드 디브 자택을 급습, 체포하고 그가 불법으로 소지하고 있던 총기를 압수했다.

경찰은 디브에 대해 모두 6가지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고 있다.

이같은 조직폭력배들의 충돌은 시드니와 캔버라에 이어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 시드니 국내선공항에서 상대방 폭력조직과 혈투를 벌인 헬스엔젤스가 골드코스트 지부를 결성하고 지역을 장악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이 지역에 기반을 둔 폭력조직과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골드코스트에서 조직폭력배 1명이 총에 맞아 병원에서 치료르 받고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한편 연방정부 및 뉴사우스웨일스주 주정부는 시드니 국내선공항에서 발생한 폭력조직간 충돌로 1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조직폭력배들을 완전히 소탕하겠다"며 관련 형법 등을 신속히 개정해 폭력조직에 가입하기만 해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