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추가 식량 원조를 거부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돌출 조치여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추가적인 미국의 식량 지원을 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통보를 북한 측으로부터 지난 이틀 사이에 받았다"면서 "북한이 인도적인 지원을 거부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에 걸쳐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40만t，머시 코 등 5개 비정부 구호단체(NGO)를 통해 10만t 등 모두 50만t에 달하는 식량을 북한에 직 · 간접 지원키로 한 바 있다. 지난 1월 현재까지 북한에 전달된 식량은 옥수수와 콩 5000t을 비롯 총 16만9000t이었다.

그간 미국에 대해 유화적 자세를 견지해 온 북한이 식량 지원 거부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 표시이자 외교적 거부 의사로 해석된다.

다른 해석도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의 식량 원조 중단이라는 제재를 미리 무력화하기 위해 취한 조치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