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美·中 환율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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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일퇴하는 오바마 정부
오바마 정부 들어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거듭되고 있습니다.미국은 위안화 환율문제로 중국을 자극하고 있고,그때마다 중국은 미 국채카드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 정부가 부딪친 것은 벌써 두번째입니다.지난 1월말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은 환율 조작국”이라며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중국 정부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환율정책으로 자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부당하게 높이지 말라는 게 가이트너 장관의 요지였습니다.
이에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며칠 뒤 “미국 국채를 계속 매입할지 여부는 투자가치를 따져서 결정할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움칠한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달 14일 열린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G7이 중국에 대해 정치·경제적인 압박을 완화토록 주문하면서 어물쩍 물러섰습니다.
지난 12일에는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나섰습니다.그는 상원 재무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중국의 환율정책이 세계무역기구(WTO)가 규정한 의무를 이행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커크 지명자는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으나 중국의 강한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에도 원자바오 총리가 맞받았습니다.다음날인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투자한 중국의 자산이 안전할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고 반격했습니다.미국은 다시 진화에 나섰습니다.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 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에 투자를 한 모든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 절대적인 신뢰를 가져도 된다“고 장담했습니다.
4월 중순 환율보고서 주목
미국이 번번히 꼬리를 내리면서도 환율문제를 자꾸 제기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게임의 룰 때문입니다.이른바 공정한 무역이지요.중국은 2005년 7월 위안화의 가치를 달러에 묶어두는 페그제를 포기하고 ‘제한적’인 변동환율제로 전환했습니다.이후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20% 가량 상승(위안화 환율하락)했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와 재계는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돼 중국산 제품이 국제무역에서 불공정한 가격경쟁력을 누린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불공정한 게임이 싫다는 것입니다.미 의회와 재계의 압력에도 중국의 환율정책 문제를 WTO에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지해온 전임 부시 정부와는 다른 대응이지요.
그런데도 중국이 큰 소리치는 것은 미국의 국채시장과 경제위기 수습과정에서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 때문입니다.중국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입니다.지난해 11월말 현재 6891억달러어치를 갖고 있습니다.중국은 또 외환보유액이 2조달러에 육박합니다.국채를 대거 발행해 경기부양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미국 정부로서는 국채시장의 큰 손인 중국의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중국의 투자 행보는 미 국채에 투자하는 다른 국가들에도 바로미터가 됩니다.
중국의 딜레마는 미 국채를 대량으로 내다팔거나,미 국채 매입을 완전히 중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미 국채를 매각하면 가격하락을 불러와 보유 중인 미 국채에 손실을 자초할 수 있습니다.그나마 가장 안전한 자산인 미 국채 외에 다른 투자대상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자칫 중국의 섣부른 판단은 뱀이 제 꼬리를 물게 되는 형국으로 내몰릴 수 있는 셈이지요.
미국 재무부는 4월 중순께 환율보고서를 발표합니다.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에 환율 조작국 딱지를 붙이는 최악의 경우 양국 간 신경전을 넘어 환율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오바마 정부 들어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거듭되고 있습니다.미국은 위안화 환율문제로 중국을 자극하고 있고,그때마다 중국은 미 국채카드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 정부가 부딪친 것은 벌써 두번째입니다.지난 1월말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은 환율 조작국”이라며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중국 정부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환율정책으로 자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부당하게 높이지 말라는 게 가이트너 장관의 요지였습니다.
이에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며칠 뒤 “미국 국채를 계속 매입할지 여부는 투자가치를 따져서 결정할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움칠한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달 14일 열린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G7이 중국에 대해 정치·경제적인 압박을 완화토록 주문하면서 어물쩍 물러섰습니다.
지난 12일에는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나섰습니다.그는 상원 재무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중국의 환율정책이 세계무역기구(WTO)가 규정한 의무를 이행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커크 지명자는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으나 중국의 강한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에도 원자바오 총리가 맞받았습니다.다음날인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투자한 중국의 자산이 안전할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고 반격했습니다.미국은 다시 진화에 나섰습니다.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 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에 투자를 한 모든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 절대적인 신뢰를 가져도 된다“고 장담했습니다.
4월 중순 환율보고서 주목
미국이 번번히 꼬리를 내리면서도 환율문제를 자꾸 제기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게임의 룰 때문입니다.이른바 공정한 무역이지요.중국은 2005년 7월 위안화의 가치를 달러에 묶어두는 페그제를 포기하고 ‘제한적’인 변동환율제로 전환했습니다.이후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20% 가량 상승(위안화 환율하락)했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와 재계는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돼 중국산 제품이 국제무역에서 불공정한 가격경쟁력을 누린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불공정한 게임이 싫다는 것입니다.미 의회와 재계의 압력에도 중국의 환율정책 문제를 WTO에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지해온 전임 부시 정부와는 다른 대응이지요.
그런데도 중국이 큰 소리치는 것은 미국의 국채시장과 경제위기 수습과정에서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 때문입니다.중국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입니다.지난해 11월말 현재 6891억달러어치를 갖고 있습니다.중국은 또 외환보유액이 2조달러에 육박합니다.국채를 대거 발행해 경기부양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미국 정부로서는 국채시장의 큰 손인 중국의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중국의 투자 행보는 미 국채에 투자하는 다른 국가들에도 바로미터가 됩니다.
중국의 딜레마는 미 국채를 대량으로 내다팔거나,미 국채 매입을 완전히 중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미 국채를 매각하면 가격하락을 불러와 보유 중인 미 국채에 손실을 자초할 수 있습니다.그나마 가장 안전한 자산인 미 국채 외에 다른 투자대상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자칫 중국의 섣부른 판단은 뱀이 제 꼬리를 물게 되는 형국으로 내몰릴 수 있는 셈이지요.
미국 재무부는 4월 중순께 환율보고서를 발표합니다.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에 환율 조작국 딱지를 붙이는 최악의 경우 양국 간 신경전을 넘어 환율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