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12일 주가지수와 개별 주식의 선물 및 옵션 3월물 만기일이 겹친 '쿼드러플 위칭데이'를 무난하게 넘겼다.

장 막판 외국인이 기존의 선물 매도 물량을 대규모로 청산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투신이 매물을 쏟아내는 바람에 지수는 보합세로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선물 6월물이 급증한 매도 물량 압박으로 3월물보다 가격이 더 내려가 향후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에서 6620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총 7383억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그 덕에 장중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플러스 반전에 성공했다.

프로그램 매수세는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기존의 매도 물량을 되사들이는 환매에 나서면서 강화됐다. 이날 외국인은 지수선물을 1947억원 순매수했다. 개인도 268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가세했다. 이들의 선물 순매수로 현물과 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호전되면서 프로그램 매수가 이어졌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까지 9일 연속 순매수해 이 기간 누적 순매수액이 1조4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 프로그램 매수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이 '팔자'에 나서 효과가 반감됐다. 투신은 정규장에서 4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지만 프로그램 순매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3000억원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개별 주식선물 거래대금이 1334억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3월물에서 6월물로 이월이 늘면서 거래대금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3월물 만기를 넘긴 선물시장의 향방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 6월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6월물 가격이 3월물 가격 아래로 내려가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는 외국인이 여전히 국내 증시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여서 선물시장에서 다시 매도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누적 선물 매도분이 상당량 쌓여 있고 외국인의 매매 행태와 동행성을 보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최근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추가 하락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은 만기일 이후에도 매수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