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달 중 홍콩과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시작하는 데 이어 비아시아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동유럽 벨로루시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위안화 국제화에 가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홍콩 문회보는 12일 중국과 벨로루시가 200억위안(약 29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이에 따라 벨로루시는 200억위안 범위 내에서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국가 부도를 막을 수 있는 안전판을 갖추게 됐다. 벨로루시는 이번 계약으로 중국과 달러나 유로 대신 양국 통화로 무역결제도 할 수 있게 됐다.

벨로루시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헝가리 라트비아 세르비아 등 금융위기로 IMF의 자금 지원을 받은 다른 동유럽 국가들도 중국에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과 동유럽 국가 간 통화스와프 계약은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달 8일 말레이시아와 800억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1월에는 홍콩과 2000억위안,작년 12월에는 한국과 1800억위안 규모로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작년 10월에는 러시아와 위안화 및 루블화를 양국 간 무역 결제수단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이달부터 홍콩 및 마카오와 광둥성 간의 무역결제 화폐로 위안화를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 중국 정부는 남서부지역인 광시성 및 윈난성과 아세안 국가 간에도 무역결제에 위안화를 사용토록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상하이시는 중앙정부에 상하이를 위안화 결제 가능지역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조만간 중국 남부지방 전체에서 국제거래시 위안화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에 대해서도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이후 양국 간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가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지난 6일 "위안화의 국제거래를 늘릴 것이며 조만간 공상은행 등 4대 은행이 국제 상품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언론들은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끌어올리려는 시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국제 경제무대에서 위안화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위안화가 달러에 도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