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의 부인이자 미디어예술 전문기관 '아트센터 나비'를 운영하고 있는 노소영 관장이 SK그룹 내 강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역에서 미디어 아트까지 넘나들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노 관장의 강연에 SK 임직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노 관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4층에서 'Creative Evening@nabi'란 이름의 강연을 가졌다. 주제는 '경계를 넘어'(Crossing Boundaries).남편 회사 임직원들에게 재충전의 계기를 제공하고,문화적 소양과 통찰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그가 직접 마련한 행사였다.

노 관장은 강연 시작을 주역의 글귀인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로 풀어 나갔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인 신영복 교수가 '통(通)의 철학'으로 주역을 풀어낸 것을 인용해 "궁극에 이르면 변화하게 마련이고,변화하면 열리게 되며,열려 있어야 생명이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올해의 경영화두를 '생존'으로 삼은 SK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통한 생존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노 관장은 이어 "20세기에는 예술이 사회의 한 영역이었다면 21세기 지식산업 사회에서는 예술과 창의성이 사회 전반의 핵심요소이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세기 동안 예술가들이 창의적인 사고 전환을 추구해 왔듯이 SK 임직원들도 예술가적인 상상력을 갖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노 관장의 강연에서 SK 임직원들은 독일의 영상작가 로베르트 자이델의 라이브 영상 퍼포먼스와 영상 작품을 감상하며 평소 궁금하게 여겼던 미디어아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SK 측은 전했다.

노 관장은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미술과 정보기술(IT)의 접목에 관심을 두고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1997년 워커힐 미술관 운영을 맡으며 미술계에 입문한 뒤 2000년 아트센터 나비 관장으로 취임했다. 2006년부터 연세대에서 디지털아트 관련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지난해 봄 학기에는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과 조교수를 맡아 강의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